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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용점수가 왜` 고무줄 신용평가 논란 계속…이의 제기도 소용없어
입력 2020-06-18 11:25 
[자료 제공 = 나이스평가정보, KCB]

"내 신용점수가 왜 이것밖에 안 되느냐", "신용평가회사간 신용점수 차이가 너무 크다" 누구나 한번쯤 내 신용점수를 확인하고 이같은 불만을 가져봤을 법하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을 해준다면 불만은 어느정도 사그라들겠지만 신용을 평가하는 회사조차 명쾌한 답을 못 내놓고 있다. "평가기관간 평가방식이 다르다",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많아져서 그렇다" 등의 원론적인 설명만 한다. 이렇다보니 신용점수를 놓고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개인신용평가에서 신용점수에 대한 고무줄 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평가기관에 따라 신용점수 차이가 큰 경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 심지어 연체 기록이 전무한 같은 직장에 다니는 입사 3~4년차와 어느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10년 이상의 신용점수가 역전되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인신용을 평가하는 기관은 나이스평가정보(이하 '나이스')와 코리아크레딧뷰로(이하 'KCB')가 대표적이다. 우선 신용평가사에 따라 고신용층에서 조차도 신용점수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직장인 A씨의 경우 나이스에서는 927점을, KCB에서는 1000점을 받았다. 직장인 B씨는 나이스에서 881점, KCB에서 968점을 받았다. 평가기관간 확인된 사례에서만 동인일에 대해 최대 87점 차이가 발생했다.
또 같은 직장내 4년차 D씨와 13년차 A씨의 경우 나이스에서는 D씨는 948점으로 평가해 A씨(927점)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A씨와 D씨는 연체 기록이 전무하며, A씨는 D씨보다 금융거래이력이 더 많다. A씨는 "직장 3~4년차에는 금융거래이력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신용점수(신용등급 기준 6등급)를 낮게 주더니, 이제는 비슷한 연차의 후배 직원보다 못한 점수를 받는다"며 "원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은 "개별 평가 대상의 금융거래이력이 다르고 평가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대 국정감사 자료에 다르면 나이스와 KCB에 접수된 신용점수 관련 민원은 각각 2016년 190건과 248건, 2017년 192건과 541건, 그리고 지난해 1∼7월 접수된 민원은 나이스 385건, KCB 389건으로 예년 평균을 수준을 넘어섰다.
국감 당시 관련 자료를 낸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제보를 토대로 "1등급과 10등급, 8등급과 3등급, 7등급과 1등급 등 나이스, KCB 두 평가기관간 결과가 극과 극인 경우가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용평가사간 신용등급(점수)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모든 영역대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일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다른 문제는 관련 이의 제기를 해도 신용평가사들이 사실상 묵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국회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이스와 KCB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자신의 신용등급(점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결과에 대한 수용률은 KCB의 경우 3.06%, 나이스는 2.67%에 그쳤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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