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기업도 `인종차별` 수난…모건스탠리 소송당하고 아디다스 직원 반발
입력 2020-06-17 16:55  | 수정 2020-06-24 17:07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반(反)인종차별 움직임이 미국 사내문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유색 인종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glass ceiling) 등이 여전한 미국 조직문화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직원 83명은 최근 사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최고인사책임자가 적절하게 대처했는지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이사회에 보냈다. 이들은 인종차별 사례를 신고할 수 있는 익명 플랫폼을 만들고, 문제 제기 후 보복 조치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면서 "인종차별이 일어나는 이유를 제대로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모건스탠리는 인종차별과 관련 소송을 당했다. 사내 다양성 총책임자였던 여성 흑인 마릴린 부커는 이날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백인 남성이 지배적인 사내문화를 바꾸는 조치를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해고당했다"고 적었다. 16년 간 인종 다양성 개선을 위한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회사가 이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는 제안에 귀 기울이지 않고 필요할 때 (이 직책을) 홍보 기회로만 이용했다"면서 "흑인에게 직책을 줘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뿐 아니라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 미 대형은행 가운데 흑인 임원 비율이 5%를 넘는 곳은 없다. 아디다스와 모건스탠리는 의혹을 부인했다.

애플은 이날 다양성 책임자 크리스티 스미스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떠난다고 설명했지만 사내 다양성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1억달러 규모 '평등 정의 이니셔티브'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직원들에게 "인종 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IT대기업은 그동안 인종 다양성을 강조했지만 실태 개선은 미흡했다. CNBC 집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직원 중 흑인 비율은 2014년 3%에서 최근 5년간 3.8%로 불과 0.8% 올랐다. 트위터는 같은 기간 2%에서 지난해 6%로 올랐다. 아마존 흑인 직원 비율은 같은 기간 11%포인트 뛰었만, 이중 대부분은 물류센터 종사자로 나타났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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