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근당 항응고제 `나파벨탄`, 코로나19 치료용 임상 승인
입력 2020-06-17 16:41 

종근당이 보유 중인 혈액항응고제 '나파벨탄'이 코로나19 치료용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17일 종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나파벨탄에 대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함께 자사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용 약물 재창출(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용으로 개발하는 것)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시험을 진행한다. 나파벨탄의 성분은 '나파모스타트'다. 앞서 SK케미칼의 항응고제 '후탄'도 같은 성분 의약품으로서 코로나19 치료용 임상시험 승인을 국내에서 받은 바 있다.
나파벨탄은 혈액이 굳지 않도록 하는 기전을 가질 뿐 아니라 급성췌장염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다. 종근당과 파스퇴르연구소는 코로나19로 폐렴 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펼칠 계획이다. 이후 나파벨탄의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추후 경증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시험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파스퇴르연구소는 3000여 종의 물질을 대상으로 세포배양 실험을 거쳐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을 탐색해 왔다. 그 결과 나파모스타트 성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을 얻은 '렘데시비르'보다 수백배 이상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혀진 바 있다.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최근 일본 도쿄대 연구팀도 나파모스타트에 대해 파스퇴르연구소와 유사한 수준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활성을 세포 수준에서 확인했다.
종근당과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종근당 본사에서 협약식을 갖고 나파벨탄 공동 연구의 시작을 알렸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나파모스타트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을 초래한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왕식 파스퇴르연구소장 역시 "세포 배양 실험에서 확인된 나파모스타트의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임상시험에서도 검증돼 실제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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