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판문점선언 주체는 문대통령·김정은인데 왜 김여정이…
입력 2020-06-17 14:12  | 수정 2020-06-24 14:37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평양공동 선언의 주체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다.
그런데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연일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의 상대는 김여정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 웨비나(웹+세미나)에서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이유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최 부원장은 "김정은은 '한국은 내 여동생 정도가 상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급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17일 김여정은 담화문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 방식, 스타일까지 문제 삼았다.
그는 담화문에서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느니,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락관적신념을 가져야 한다느니, 더디더라도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느니 하며 특유의 어법과 화법으로 '멋쟁이' 시늉을 해보느라 따라읽는 글줄 표현들을 다듬는데 품 꽤나 넣은것 같은데 현 사태의 본질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신성시하는것가운데서도 제일 중심핵인 최고존엄,우리 위원장동지를 감히 모독하였으며 동시에 우리 전체 인민을 우롱하는 천하의 망동짓을 꺼리낌없이 자행하였다"라고 했다.
김여정은 이 외에도 "한것이 있다면 주인구실은 하지 못하고 상전의 눈치나 보며 국제사회에 구걸질하러 다닌것이 전부인데 그것을 '끊임없는 노력', '소통의 끈'으로 포장하는 것은 여우도 낯을 붉힐 비렬하고 간특한 발상이다" "항상 연단이나 촬영기,마이크 앞에만 나서면 마치 어린애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척,정의로운척,원칙적인척 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것이다" "신의를 배신한것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것인가를 남조선당국자들은 흐르는 시간속에 뼈아프게 느끼게 될것이다" 등 문 대통령을 향해 맹비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6일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상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김여정을 앞세워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어 청와대도 난처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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