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찔했던 도심 LPG충전소 화재…원인은 바닥에 쌓인 기체 가스
입력 2020-06-17 10:47  | 수정 2020-06-24 11:05

부산 도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작업 중 불이 나 작업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전신 화상을 입었습니다.

경찰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오늘(17일) 오전 2시 42분쯤 부산 동구 초량동 한 LPG 충전소 기계실(콘크리트벽 건조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당시 기계실에서 가스 검사 위탁업체 직원 3명이 가스 저장고 배관 개방 검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불이 붙으면서 45살 A 씨가 화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같이 작업하던 52살 B 씨와 56살 C 씨는 전신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B 씨는 현재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불은 작업자들이 LPG 저장고 배관 검사를 위해 내부에 든 가스를 빼내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이 저장고에 저장된 액체 가스를 전부 빼냈지만, 이 과정에서 가스가 기체 형체로 새어 나와 바닥에 깔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사고 원인을 추정했습니다.

누출된 기체 가스가 공기보다 무거워 기계실 바닥에 계속 쌓였고, 상당한 양의 가스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 순식간에 불이 붙다 보니 작업자들이 미처 빠져나갈 틈도 없어 인명피해가 컸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입니다.


기계실에 환풍기 등 환기 설비가 있었지만, 가스가 누출돼 눈에 잘 띄지 않는 기체 형태로 가라앉아있던 터라 작업자들은 이를 미처 알지 못한 채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행히 기계실이 천정이 개방돼 있어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고 주변 건물 등에도 큰 피해가 없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습니다.

불은 인근 작업자가 충전소 소화기로 3분여 만에 자체 진화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 남은 잔류가스를 오전 5시쯤 모두 제거했습니다.

위탁업체가 실시한 이 검사는 4∼5년마다 안전 여부를 점검해 가스관리공사에 보고하는 정기 검사였습니다.

충전소 측과 검사 위탁업체는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새벽에 배관 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와 이날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또 검사업체와 주유소 측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등 과실 여부도 따져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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