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초단기 채권펀드에 9천억 뭉칫돈
입력 2020-06-16 17:53 
금리 상승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초단기 채권펀드에 지난 5월 이후 9000억원에 가까운 거금이 몰렸다.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폭락분이 대부분 회복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 환경이 조성되면서 추가 금리 하락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이후 초단기 채권펀드 설정액이 8815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는 초단기 채권펀드에서 500억원가량이 순유출된 바 있다.
초단기 채권펀드는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주로 만기가 3개월로 짧은 채권에 투자해 금리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16일 기준 CP 금리(91일 만기 기준)는 연 1.53%로 안정됐으나 CD 금리(0.79%)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앞서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에 따른 증권사 자금 조달 이슈로 지난 4월 초에는 CP 금리가 2%를 상회한 바 있다.
또 금리 하락과 그에 따른 채권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은 만기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하락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늘어나기 때문에 통상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을 때 장기채 투자가 늘어난다.

실제 6월 들어 회사채 3년물(AA-) 금리는 2.164%에서 2.225%로 6.1bp가량 오른 상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831%에서 0.855%로 2.4bp가량 소폭 상승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도 다소 확대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증시가 상당 부분 회복된 데다 부동산, 해외 대체투자 등 기타 투자처 매력이 떨어지면서 방향을 정하지 못한 부동자금이 유동성이 큰 단기채권 투자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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