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담대 변동금리 내려도…치솟는 고정금리
입력 2020-06-16 17:43 
3년 전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연 3.6% 이자를 내던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대출을 갈아타려 은행 문을 두드렸다. 최근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주담대 금리가 연 2%대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변동형과 혼합형 주담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변동형을 선택했다. 적어도 향후 3년간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3년 뒤엔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할 계획이다.
주요 시중은행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연 2.1%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낮아지면서다. 반면 고정된 이자를 내야 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되레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출 금액과 만기 등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금리 산정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적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0.14%포인트씩 내렸다. 국민은행은 연 2.26~3.76%, 우리은행은 연 2.56~4.16%, 농협은행은 연 2.13~3.74%로 각각 내렸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도 내려갔다. 국민은행은 연 2.61∼4.11%, 우리은행은 연 2.76∼4.36%, 농협은행은 연 2.33∼3.94%로 각각 0.05%포인트 인하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 예·적금 등 자금을 조달한 수신 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은행 수신금리가 낮아지면 코픽스도 낮아지고, 이와 연동된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도 내려간다.

코픽스 주담대 금리를 매일 산출하는 신한·하나은행은 전날보다는 소폭 올랐으나 역시 하락 추세다. 신한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코픽스 주담대 금리는 연 2.24~3.49%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28일(연 2.39~3.64%)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떨어졌다.
낮아지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와 달리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올랐다.
이날 기준 신한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2.62~3.63%로 지난달 28일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은 0.13%포인트 오른 연 2.24~3.74%, 하나은행은 0.07%포인트 오른 연 2.35~3.65%, 농협은행은 0.06%포인트 오른 연 2.19~3.60%였다. 이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적자국채 발행이 예상되자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채권 금리 상승)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기간에 따라 변동형과 혼합형 사이에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3년 이후 대출금을 갚거나 갈아탈 고객은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6개월 또는 12개월로 바뀌는 금리를 적용받은 뒤 3년 뒤엔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빚을 갚거나 다른 주담대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B은행 관계자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수신 상품 금리 인하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당분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고려해 대출 전략을 짜야 한다. 통상 혼합형 주담대는 고정금리 5년 뒤에 변동금리로 바뀌는 상품이다. 지금 금리 수준이 충분히 낮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금리가 오를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 금리를 확정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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