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지 플로이드, 2년 전 스위스에도?"
입력 2020-06-16 17:39  | 수정 2020-06-23 18:05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2년 전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AFP 통신이 현지시간 16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출신의 마이크 벤 피터는 지난 2018년 3월 로잔에서 경찰의 수색을 거부한 뒤 폭력적인 체포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후 심장마비가 왔고 몇 시간 뒤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유가족의 변호인 사이먼 은타는 당시 벤 피터가 경찰 6명에게 제압돼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면서 "그는 몇 분 동안 질식된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로이드 사건과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그는 "미국 사건은 당시 장면이 촬영돼 (경찰의) 무릎이 (플로이드의) 목에 어떻게 놓였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스위스의 인종 차별 반대 시위 참가자들이 플로이드뿐 아니라 벤 피터의 이름을 함께 외쳤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로잔의 한 시위 포스터에는 "마이크 벤 피터를 위해 싸우자"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고, 현지 신문은 "스위스에도 조지 플로이드가 있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시위대와 현지 매체는 벤 피터 외에도 칸톤(州) 보에서 2016년 라민 패티, 2017년 에르베 만브둔두도 경찰 개입 중에 혹은 이후 숨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은타 변호사는 또 다른 의미의 '미투(MeToo)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경찰의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이 최근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벤 피터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경찰 중 한 명을 담당하는 오딜 펠레 변호사는 플로이드 사건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검 결과, 벤 피터의 사인에서 질식사는 공식적으로 배제됐다는 것입니다.

그는 "경찰 6명 중 누구도 벤 피터의 목에 무릎을 댄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AFP는 실제로 검시관들이 스트레스와 비만, 심장 질환을 포함한 다른 요소가 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알렸습니다.

인권 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스위스 경찰에는 체계적인 인종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불행하게도 '인종 프로파일링'(인종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은 널리 퍼져 있는 관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치안 유지 관행을 분석하는 프레데리크 메이야르는 "현장에서 (경찰력의) 오·남용을 예방할 행동 훈련이 너무나 적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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