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원, 극우 자경단이 쏜 총에 맞아 중태
입력 2020-06-16 17:30  | 수정 2020-06-23 17:37

미 뉴멕시코주(州) 앨버커키에서 16일(현지시간) 동상을 무너뜨리려던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중 한 명이 극우 자경단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고 이날 CNN,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인종차별을 저지른 인물의 동상 철거 움직임과 이에 반발하는 대립이 커지는 가운데 유혈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앨버커키 국립역사박물관 인근에 있는 스페인 정복자 후안 데 오냐테의 동상에 대한 철거를 시도했다. 오냐테는 1598년 스페인에서 정착민을 대거 이끌고 뉴멕시코로 넘어와 원주민을 학살하고 그 땅을 식민지로 삼은 논란의 인물이다.
시위대가 동상을 체인으로 감은 뒤 잡아당기기 시작하자 주변에 있던 극우파 '뉴멕시코 민간 경호대'(NMCG)가 달려들어 철거를 막아세웠다. 자경단들은 소총과 유사 군장비로 무장하고 있었다. 양쪽이 뒤엉켜 몸싸움을 하던 중 자경단원 일부는 시위대를 겨냥해 수 차례 총을 발사했고, 시위대원 남성 한 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앨버커키 경찰은 트위터로 "리오그란데 지역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총상을 입은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남성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켈러 앨버커키 시장은 성명을 내고 공공 안전을 위해 신속한 동상 철거를 약속하면서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며 총격 사건을 비난했다.
미국 SNS상에서는 극우파 시위대를 진압, 체포하는 과정이 "평화로웠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이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목이 짓눌려 숨진 플로이드와 다르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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