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럼프 심기 건드렸나…美대사관 인종차별 반대 현수막 철거돼
입력 2020-06-16 14:42  | 수정 2020-06-17 15:07

서울 광화문 앞 주한 미국대사관에 내걸렸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란 대형 현수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려 결국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현수막이 걸린 사실에 대해 전해 듣고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현수막은 13일 걸린 것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당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3년 아메리칸 대학에서 한 연설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자유롭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국가이다. 다양성으로부터 우리는 힘을 얻는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대사관도 그날 트위터에 현수막 사진과 함께 "(인종차별로 사망한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민들의 비통함을 함께 나누고 있으며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평화로운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현수막은 인종 차별과 경찰 만행에 대한 항의이며 더욱더 포용력 있고 정당한 사회를 향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관의 이런 현수막에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고, 결국 미국대사관은 이틀만에 이를 철거했다. 주한미대사관측은 "인종주의를 우려하는 미국인들과 연대의 메시지를 나누려던 것이었다"며 "해리 해리스 대사의 의도는 특정 기관을 지지하거나 기부를 권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로이터에 해명했다.
[박만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