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화예금 27개월 만에 800억달러 돌파…위기감에 기업들 달러 움켜쥔다
입력 2020-06-16 14:38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달러를 쟁여놓으며 외화예금이 27개월 만에 8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809억달러로 전월말 대비 27억달러 증가했다. 월말 거주자외화예금이 8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3월말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며 기업들의 달러 보유 경향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주체별로 보면 5월말 외화예금에서 기업예금(649달러)은 30억달러 증가했고 개인예금(160억달러)은 2억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수출결제대금을 예금에 쌓아뒀고 일부 금전신탁의 만기가 도래하며 외화 예치액이 늘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결제대금 등으로 유입된 달러를 은행에 쌓아둔 것이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699억달러)은 19억달러, 유로화예금(41억달러)은 7억달러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705억달러)에서 15억달러, 외은지점(105억달러)에서 12억달러 증가했다.
3월19일 한미 통화스왑이 체결된 이후 외환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았지만 극심한 환율변동성을 경험한 기업들은 달러유동성 위기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등락폭이 커지면 기업들은 달러를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의 자금 스케줄에 지장을 줄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를 쟁여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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