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자체가 살아야 `신선`도 산다는 롯데마트 복안은
입력 2020-06-16 13:47  | 수정 2020-06-23 14:07
[사진 제공 = 롯데마트]

지난 4월 전라남도 소재 임자도에서는 주 농작물인 대파 밭을 갈아 엎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과잉 생산으로 인해 가격이 다 폭락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김제에서는 생산한 감자를 모두 다 폐기처분해야 할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생산한 감자의 40%가 소비됐던 지역 축제가 코로나19로 취소된데다 별도의 저장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예측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농가 돕기에 나섰다. 판로 개척이 절실한 농가를 위해 협업을 진행키로 한 것이다. 올 하반기에만 30개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200억 규모의 농수산물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6일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시름이 깊어진 농가를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며 "전국 지자체 등과 40여회의 협업을 통해 농민이 판로 및 수익에 대한 걱정을 덜고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복안이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는 농가를 돕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지사가 직접 SNS을 활용해 관내 농산물을 홍보하는 한편 각종 요리와 건강정보 제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의 우수 농수산물을 알리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입장에서 농수산물 판매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름 아닌 대형 유통업체와 손을 잡는 일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농민과 지자체에 가장 필요한 일은 새로운 판로개척"이라며 "무엇보다 농민들이 생산에만 집중을 해야 좋은 품질의 신선식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란 생각에 협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농민-지자체-유통사-소비자 등 4자 모두가 이익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게 롯데마트의 계획이다. 실제 농가와 지자체, 유통사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면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은 우수한 신선식품을 대형마트에서 사먹을 수 있어서다.

4자 모두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롯데마트는 지자체와 사전 협업을 적극하기로 했다. 생산 최장 6개월 전 과거 생산량과 기후, 개화 등을 분석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이미 롯데마트는 8년 이상 경력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산지MD를 지난해 10명에서 16명으로 확충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작황 및 가격 등을 정밀 분석하기 위한 전문가를 대거 늘렸다"며 "이같은 사전 협의가 잘 진행되면 농민과 유통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상생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롯데마트는 20여개의 지자체 및 기관과 연계해 사과, 대파, 광어 등 총 3000t 규모의 물량을 준비해 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올 4월 전라남도와 협업을 통해 임자도 대파 '1+1행사'로는 100t, 전라북도와는 김제 광활 감자 35t을 파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소비 침체로 폭락하는 전복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완도군과 어가 돕기 행사를 진행했으며, 햇 마늘 주산지인 고흥군에서는 과잉 생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늘 농가를 위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공동으로 마늘 행사를 열기도 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롯데마트가 농가와 펼친 협업 행사에서 시세보다 약 20% 저렴한 수준의 농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었다.
김창용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농가, 지자체, 유통사간 선순환 구조가 구축이 되면 농민은 판로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가능하고 유통사는 취급 품목의 가치가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올 한해 지자체와 협업해 우수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롯데마트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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