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헌정 폭거"…통합, 상임위 강제배정 취소 요구
입력 2020-06-16 13:20  | 수정 2020-06-23 14:05

미래통합당은 오늘(16일) 여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일방선출과 상임위 강제 배정에 대해 "헌정사상 유례없는 폭거"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의사일정 보이콧에 나섰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어 1979년 신민당 김영삼 총재가 집권 공화당에 의해 국회에서 제명된 일을 언급하며 "헌정사에서 다수의 횡포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대위원인 김미애 의원은 "53년 만에 일방적인 단독개원, 제헌국회 이후 처음으로 상임위원 강제배정과 상임위원장 여당 단독 선출 등 매일매일 반민주적인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통합당 의원 25명은 같은 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30여분간 면담하며 상임위 강제배정에 대해 항의하고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하라고 공식 요구했습니다.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전원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의원들은 오후에 예정된 상임위원회 회의에도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본회의에서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려는 데 대해서도 통합당은 "11대 7로 나누지 말고 차라리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며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법사위를 빼앗아간 마당에 다른 상임위원장을 대가로 준다는 것 자체가 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합당은 다만 장외투쟁까지는 나가지 않을 방침입니다.

최 대변인은 "정부·여당의 폭주에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투쟁의 장은 국회"라면서 "국회 내에서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합당은 이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대북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문제 등 현안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방침입니다.

당내에서는 원활한 대여 협상과 대응을 위해 전날 사의를 밝힌 주 원내대표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분위기지만, 한번 뱉은 말을 금세 주워 담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성일종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러 의원이 만류했지만 주 원내대표의 뜻이 상당히 완강했다"면서 "쉽게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법사위 문제가 결론난 만큼 강경 투쟁만으로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실론이 고개를 들기는 아직 시기 상조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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