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두환 동상', 재판 선고까지 5·18 광장에 계속 설치
입력 2020-06-16 10:49  | 수정 2020-06-23 11:05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악행을 기억하자는 뜻으로 만든 동상이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 씨의 형사 재판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광주 5·18민주광장에 설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전두환 치욕 동상'을 관리하기로 한 시민단체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오사모)'은 동상을 5·18광장에 남겨두기로 했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오사모는 최근 광주시로부터 5·18민주광장 시설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사용승인 기간은 오는 9월 20일까지이지만 기간 연장 등을 통해 전 씨의 사자 명예훼손 재판 선고 때까지 동상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전 씨는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했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동상은 경기도 파주에서 자영업을 하던 65살 정한봄 씨가 전 씨의 악행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사비를 들여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12·12군사반란일에 맞춰 서울 광화문광장에 전시했다가 시민들의 매서운 매질로 2주 만에 훼손됐습니다.

수리를 위해 작가에게 맡겨졌다가 전 씨가 광주지법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올해 4월 27일 광주로 옮겨졌습니다.

광주에서도 시민들의 뭇매가 쏟아져 얼굴 절반가량이 떨어져 나가고 상반신도 앞뒤로 쪼개지는 등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오사모는 망가진 동상의 모습조차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당장 수리하지 않고 파손된 채로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동상이 들어있는 감옥 형태의 철재 구조물 사면에 본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붙여두고 시민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사모 관계자는 "5·18 책임자 처벌이라는 광주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동상"이라며 "동상 설치와 관련해 더는 논란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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