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한매체 "청와대 엄정 대응? 서푼짜리 기만술책"
입력 2020-06-16 08:54  | 수정 2020-06-23 09:05

북한은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다음 날인 오늘(16일)도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징벌의 불벼락' 등을 운운하며 엄포를 이어갔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인민을 모독한 죄값(죗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모순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만 늘어놓던 청와대가 뒤늦게야 삐라 살포에 대한 '엄정 대처방안'이라는 것을 들고나왔다"면서 이를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도 남한의 남북 간 합의 준수 방침을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 "지금의 험악한 사태를 어물쩍해 넘겨보려는 서푼짜리 기만술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방송은 이어 "큰일이나 칠 것처럼 흰소리는 곧잘 치면서도(허풍을 떨면서도)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체질적인 우유부단성은 지난 2년 동안에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면서 남측을 향한 깊은 불신을 표시했습니다.

지난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남북관계 급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대북 전단·물품 등의 살포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며 남북 간 모든 합의를 계속 준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을 일축한 것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대신 특유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 남한 정부와 청와대를 향한 비판에 몰두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투철한 계급투쟁 의지를 만장약한 우리 인민의 혁명적 풍모' 제목의 논설을 통해 "철저한 보복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6∼9일 평양과 개성, 남포 등 전국 각지에서 탈북자의 전단 살포와 남한 당국을 비난하는 청년 학생들과 근로자들의 집회가 진행됐다고 재차 소개했습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원, 조선태권도위원회 태권도선수단 감독, 김일성종합대학 역학부 강좌장, 평양전기기구공장 지배인 등 북한 전역 각계각층의 입을 통한 대남 비난전도 이어졌습니다.


9·19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옥류관 식사를 소재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했던 선전매체들은 이날 다시 문 대통령을 조준했습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등의 댓글을 노출했습니다.

노동신문 등 기존 기사에 댓글을 다는 형식의 독자감상글은 실제로는 관리자만 등록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우리민족끼리 측에서 이러한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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