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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생태계 붕괴될라"…자동차 부품사에 1조+α 긴급 투입
입력 2020-06-15 17:59  | 수정 2020-06-22 18:07
◆ 車산업 긴급지원 ◆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 부품업체에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1조원 이상 투입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해 차 부품사에 3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경기도 판교의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자동차 부품업계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부터 자동차 산업을 복원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항공·해운업종 기업 가운데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인 기업을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으로 못 박았지만 기간산업 생태계 유지 등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1조원 범위 내에서 기금을 활용한 '협력업체 지원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예외 기준을 뒀다. 예외 규정은 '1조원 범위'를 명시하고 있지만,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범위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회사채 매입이나 보증 공급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뿐만 아니라 회사채발행지원(P-CBO),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 등 복합적인 형태의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자동차 산업 생태계 중추인 1차 부품사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 5조원, 직원 1만2000명이 넘는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사 만도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금호에이치티(HT)·대한칼소닉·아성프라텍·에이브이오(AVO)카본코리아 같은 완성차 1·2차 협력사들도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부품사들은 현재 가동률이 50~60% 수준에 그치는 형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차 부품사가 무너지면 2·3차 부품사도 붕괴할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역시 부품 공급에 타격을 받아 산업 전체가 치명타를 입는다"며 "정부는 1차 부품사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쳐 다음달 이들의 자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하고 지원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5일 경기도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열린 '자동차 산업 살리기' 현장 간담회에서 3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동차 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재정과 완성차 업체, 지방자치단체 출연금을 바탕으로 중소·중견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용보증기금이 특별 보증을 제공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은행으로부터 원활히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보증재원 마련에는 재정이 100억원, 현대자동차가 100억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GM과 지자체의 출연 규모도 협의 중에 있다. 통상적으로 보증재원의 10배가량이 대출로 집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출연금은 모두 합쳐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쌍용자동차는 정부 지원이 '유일한 희망'인 만큼 정부의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해 현금 2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청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후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심사해 판단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최승진 기자 / 백상경 기자 / 이종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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