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위대한 도전…'값진' 준우승
입력 2009-03-24 15:41  | 수정 2009-03-24 16:05
【 앵커멘트 】
선수 구성에서부터 감독 선정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대표팀.
비록 일본에 패했지만, 우승만큼 값진 준우승이었습니다.
대표팀의 아름다운 여정을 이기종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지난 WBC 대회 4강,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국민의 기대치는 한껏 높아졌지만, 이번 대표팀은 구성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박찬호와 김병현 등 메이저리거와 이승엽이 불참을 선언하고 국민 유격수 박진만이 부상으로 빠졌습니다.

▶ 인터뷰 : 박찬호 / 필라델피아(1월 13일)
- "국가대표 태극마크는 달지 못하지만, 이것을 입고, 항상 그런 애정과…. 죄송합니다."

주요 선수들이 빠지고, 웬만한 성적으로는 잘해야 본전인 상황.


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1회 대회만 못했습니다.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을 고사하고 대표팀은 표류했습니다.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것은 지난 WBC 4강 신화를 일군 김인식 감독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지난 2006년 대회가 끝난 후 "다시는 대표팀을 맡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가가 있어야 야구가 있다"며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 인터뷰 : 김인식 / 대표팀 감독(1월 8일)
- "여기 모여 있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힘을 합쳐서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최선을 다해서 해보겠습니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 속에 나선 지역예선에서는 일본에 충격의 콜드 패를 당합니다.

하지만, 평균 연령 27살의 젊은 대표팀은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졌습니다.

이승엽이 비운 자리는 김태균이, 박찬호와 김병현의 자리는 돌아온 봉중근이 채웠습니다.

지명도는 떨어졌지만, 김인식 감독의 신기의 용병술로 짜임새는 강화됐습니다.

수백 배의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도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결승전 상대는 우승 길에 5번 만난 일본.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사상 최강팀을 구성한 일본에 3번째 승리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는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1회 대회만 못한 지원 속에 선수 구성에서부터 삐걱댔던 우리 대표팀.

난관을 딛고 온 대표팀의 준우승은 우승만큼 값졌습니다.

엔트리 28명 중 20대 선수가 무려 23명, 출전국 중에 가장 어린 우리 대표팀은 4년 후 대회를 기약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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