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단 이탈한 자가격리자 마약투약·절도 소동…관리 부실 논란
입력 2020-06-14 15:00  | 수정 2020-06-21 15:05

마약에 취해 차량을 훔친 자가격리자가 붙잡혀 경찰서도 임시 폐쇄되는 소동이 발생했습니다.

이 자가격리자는 보건당국에 신고한 자택에서 이탈해 모텔을 전전했지만, 관할 지자체는 이탈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마약을 투약하고 차량을 훔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24살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A씨는 전날 오전 1시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키가 꽂혀 있던 주차 차량을 훔쳐 타고 북구 두암동까지 운행했다가 오전 4시 20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원들에게 검거됐습니다.


A씨는 마약을 한 상태였고, 소지품에서는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마약 1g도 발견됐습니다.

약에 취해 환각 상태에서 차량을 훔쳐 수㎞ 떨어진 지역으로 간 A씨는 차 안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며 소동을 피웠습니다.

이를 목격한 행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차량 절도 사실이 발각됐습니다.

경찰은 A씨를 관할 경찰서로 압송해 조사하던 중 그가 필리핀에 입국해 자가격리 중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경찰서가 폐쇄되고 접촉 직원이 격리됐으나,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와 폐쇄·격리 조치는 해제됐습니다.

A씨는 이날 정오까지 2주간 자가격리해야 했지만, 질병 당국에 신고한 주거지에서 벗어나 모텔을 전전하며 지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자가격리자 관리 주체인 광주 서구는 A씨가 자택에서 벗어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경찰의 통보를 받고서야 자가격리 이탈자로 고발했습니다.

서구 관계자는 "자가격리자에게 특이 동향이 있는지 담당자가 매일 전화로 확인하고 있지만, A씨는 매번 전화를 잘 받아 의심스러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인력의 한계로 거주지를 직접 찾아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해외 입국 자가격리자의 경우 자가격리 앱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관계자는 "앱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1명뿐이어서 관내 수십명의 자가격리자를 24시간 관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해외 입국 자가격리자는 2주간 자가격리 조치와 동시에 무단이탈 방지를 위해 자가격리 관리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관할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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