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추가대책 나온다"…규제발표 전 수도권 거래·문의 활발
입력 2020-06-14 13:34 
중개업소 창문에 붙은 매매 전세 가격 안내문[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최근 집값 불안 조짐을 보이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대출·세제 규제 강화 전 서둘러 집을 팔고 사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천·군포·안산 등 최근 아파트값이 상승한 수도권 비규제 지역 중개업소에는 주말 내내 거래와 문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3.28∼9.44%에 달해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경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규제지역으로 묶일 경우 대출이 줄어들게 된다.
인천 송도동 송도더샵하버뷰2 전용 114㎡(4층)이 지난 10일 7억1500만원에 매매되고 이틀 뒤인 12일 같은 층이 7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이틀 사이 4500만원이 오르기도 했다. 군포시는 최근 3개월간 아파트값이 9.44%나 올랐다.
안산시(5.73%)도 비슷한 상황이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푸르지오3차 전용 134㎡는 11일 6억6000만원(15층)에 손바뀜에 일어나 2월 말 거래된 5억9000만원(5층), 6억2000만원(7층)보다 5000만원 이상 올랐다. 같은 아파트 전용 101㎡는 3일 6억원에 거래돼 연초 대비 최대 1억원가량 값이 뛴 것으로 국토부 실거래가 정보에 확인된다.

◆ 잠실·용산·목동 등 서울도 '들썩'
서울에서도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그동안 붙지 않던 추격 매수세가 붙어 거래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작년 12·16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대출 중단,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 축소 등으로 매수심리가 꺾이고 보유세 등 절세 급매물이 나오며 가격이 하락했으나, 최근 절세 급매물이 소진되고 잠실 마이스 개발이 속도를 내는 등 호재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송파구 잠실 파크리오 전용 84㎡는 마이스 관련 발표 당일인 5일 16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월초 대비 1억원가량 올랐고, 잠실 리센츠 전용 84㎡도 최근 20억원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거래가 하나둘 성사되고 있다.
정비창 부지에 8000세대 공급 계획이 있는 용산 지역과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붙은 목동이 있는 양천구도 들썩이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6단지가 최근 1∼14단지 중 처음으로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인근 단지의 재건축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6단지 안전진단 통과 소식 후 집주인들이 대부분 물건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5단지 전용 95㎡가 지난달 17억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가격이 18억∼19억원으로 올라갔다. 6단지 94㎡도 2월 10억9000만원에 가장 비싸게 팔렸는데, 지금은 11억5000만원까지 부른다. 이마저도 발표 당일 집주인들이 일제히 물건을 거둬들여 물건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용산구 서부이촌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나온 물건은 다 팔렸고,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저가의 중소형 아파트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척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6억∼9억원 사이 물건이 지난달부터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다가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문의도 많고 방문자도 많다. 집값은 오르는데 전세가는 큰 변동이 없어 갭투자자들은 망설일 가격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정부 '추가대책' 시사에 전문가 "뒷북 대책 우려…선제적 조치 필요"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일부 수도권 비규제 지역 아파트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조정대상지역 추가 등 규제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구와 서구, 군포시, 안산 단원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편입하고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개발 호재가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비규제지역으로 자금이 흘러가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뒤라 사후 규제로는 일반 수요자들이 오히려 손해를 볼 우려도 있는 만큼, 사후 조치보다 선제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12·16대책과 코로나 사태로 강남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핀셋 규제가 오히려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풍선효과를 일으키는 면도 있었다고 본다"며 "GTX 등 광역교통망 투자나 용산 정비창, 잠실 마이스 등 개발도 정부로서는 하지 않을 수 없는 사업이지만, 시중 자금을 자극할만한 소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규제 강화는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며 "정부가 주택공급이 적다는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디지털뉴스국 new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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