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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승리투수 송승준 “저보다 후배가 승리해야죠”
입력 2020-06-14 05:10 
롯데 베테랑 투수 송승준은 13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개인 통산 108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승리투수 송승준. 이미 100승 투수 대열에 합류한 그지만 108번째 승리를 추가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2018년 7월 27일 고척 넥센전 이후 687일 만이다.
송승준은 13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행운이 따랐다. 선발투수 박세웅(5이닝 5실점)에 이어 6회말에 등판한 그는 1이닝 1피안타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유격수 마차도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더 많은 점수를 내줄 수 있었다.
스코어는 3-6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롯데 타선은 7회초 2사 후 소나기 펀치를 날리며 대거 4점을 뽑았다. 추격의 불씨를 키운 대타 안치홍 카드도 적중했다.
7-6 역전이었다. 송승준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1점 차의 불안한 상황이었으나 후배들은 맏형의 승리를 지켜줬다. 클로저 김원중이 9회말 1사 1, 3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대타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잡았다.
이전까지 6월 홈 전승 및 원정 전패로 극단적인 행보를 보였던 롯데는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송승준에게도 잊지 못할 승리였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그의 역할은 ‘빛과 거리가 있었다. 필승조도 아닌 추격조였다. 상황에 따라 부랴부랴 투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승리투수가 됐다. 물론, 스포트라이트가 그에게 쏠린 건 아니다. 경기 종료 후 중계방송사의 수훈선수 인터뷰 대상도 김원중과 안치홍이었다.

하지만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맏형의 헌신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이를 깎아내릴 이유는 없다. 지금껏 그의 공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퇴물 취급까지 받았던 송승준이다. 지난해에는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특히 14⅓이닝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마운드에 머문 시간이 가장 적었다. 그렇지만 그는 거인 군단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티가 덜 날 뿐, 그가 팀에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687일 만에 1승을 추가했으나 송승준은 쑥스러워했다. 그는 딱 1이닝만 던졌는데 승리투수가 됐다니 머쓱하다. 기록을 의식할 겨를도 없었는데 2년 만의 승리라고 들었다. 얼떨떨한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승준은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후배의 성장과 팀의 발전을 도와야 한다. 그는 내 승리보다는 후배들이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좀 더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남은 시즌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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