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자를 여자라 부르지 못하고"…`생리하는 사람` 용어 두고 갑론을박
입력 2020-06-12 16:07  | 수정 2020-06-19 16:37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이 '여성' 대신 '생리하는 사람'이라는 용어를 쓴 기사를 비판한 후 이 표현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롤링은 최근 자신의 SNS에 미국 미디어 플랫폼 데벡스(Devex)의 칼럼 '생리하는 사람들을 위한 더 평등한 세상 만들기'를 공유하며 '생리하는 사람들'이란 표현을 지적했다.
그는 "'생리하는 사람'.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을 칭하는 용어가 있었다. 누가 좀 도와달라. 움벤(Wumben)? 윔펀드(Wimpund)? 우머드(Woomud)?"라며 '여성(Woman)'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여기에 생리주기 앱 '클루'는 "젠더에서 벗어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여성=자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고 답글을 달았다. 이어 "'생리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당장은 어색하게 들리겠지만 이것은 다른 편향된 언어를 바꾸는 것과 같다. 월경은 생물학적 기능이지 '여자의 일'이 아니다. 신체 부위로 성별을 나누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롤링은 "성별이 실재하지 않는다면 세계적으로 여성의 살아있던 현실은 지워진다"고 반박했다.
◆ "트렌스젠더 혐오다" vs "여자를 여자라 하지 못하고"
롤링의 트윗에는 "나는 남자고, 생리한다"는 등의 답글이 달렸다. 이어 '생리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에 반대하는 것은 트렌스젠더 혐오라며 지적하는 트윗이 이어졌다.
이들에 따르면 월경하는 사람에 여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렌스젠더, 논바이너리도 월경을 한다는 것이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했으나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 남성이지만 월경을 할 수 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렌스젠더 중 일부는 자신이 월경통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성별은 실존한다"며 롤링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모든 생물학적 여성이 월경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월경을 하는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zoo****)은 "여성차별은 타고난 성별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 건데 성별이 허상이라고 하면 여자들은 무엇으로 차별받은 거냐"고 비판했다.
◆ 여성 배려해서 나온 표현 아냐
다수의 여성은 '여성'이라는 말이 있음에도 '생리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표현 사용에 동의한 클루를 소비하지 않겠다며 클루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특히 이 표현이 나온 배경에 여성이 아닌 논바이너리(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와 트렌스젠더가 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간 건강 등 사유로 월경을 하는 여성, 완경에 이른 여성이 존재해왔지만 이들이 아닌 트렌스젠더 등을 고려해 새 표현을 고안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20대 여성 A씨는 "여러 이유로 생리하지 않는 여성도 있으니 '생리하는 사람'이라는 표현 자체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표현이 나온 배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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