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데이터루] 상권 유동인구 데이터, 3주 뒤 주식 시장을 귀띔했다
입력 2020-06-12 15:08  | 수정 2020-06-12 15:15
대폭락, 공매도 금지, 동학개미운동... 뭐가 떠오르시나요? 네 맞습니다. 바로 지난 몇 달 간 우리 주식 시장의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전국에 비상이 걸리면서 주식 시장에도 참 많은 일이 벌어졌죠.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부터 이달 초까지 약 5개 월 간의 코스피(주간 종가 기준) 추이를 그린 그래프입니다. 여기서 그래프를 하나 더 보여드릴 텐데요. 위치 인식 데이터 기업 로플랫에서 전국 주요 상권 241곳의 유동인구 데이터 110억 건을 제공받아 만든 ‘전국 유동인구 추이 그래프입니다.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죠? 이제 이 두 그래프를 하나로 합쳐보겠습니다.

어떤가요? 자, 이번에는 코스피 그래프의 위치를 조금 옮겨보겠습니다.

코스피 그래프를 3주 전만큼, 그러니까 왼쪽으로 밀어봤는데요. 두 그래프의 모습이 꽤 비슷하죠?

취재팀은 여기서 단초를 얻어 ‘코로나19 상황 속 유동인구와 코스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0에서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뜻하는 상관계수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인과관계까진 알 수 없지만 통계학에서 두 집단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지수이기 때문이죠.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인 1월 마지막 주부터 6월 첫 번째 주까지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인구 변화가 코스피에 선행함을 염두에 두고 계산해봤는데요. 유동인구 시점을 기준으로 그 주의 코스피, 1주 후, 2주 후, 3주 후, 4주 후의 코스피까지 총 5개 시점별 상관계수를 구했습니다.

앞선 그래프에서 짐작했던 대로 3주의 격차를 뒀을 때 상관계수가 가장 높았는데요. 상관계수 0.67로 통계학적으로 높은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특정 주의 상권 유동인구가 감소하면 3주 뒤 코스피가 떨어지고,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코스피가 올라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겁니다.

참고로 유동인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주간 기준)도 고려해봤는데요. 확진자수와 유동인구 간의 상관관계는 시점의 차이를 두지 않았을 때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상관계수 -0.56)

정리하자면 코로나19의 확진자 수에 따라 유동인구는 즉각 반응했고, 3주 뒤 코스피가 이 유동인구의 증감에 따라 움직이는 ‘듯한(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히지 못했으니...) 모습을 보였다는 거죠.

지난 2월, 코로나19로 썰렁한 서울 명동 거리

물론 주식시장은 이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수많은 변수가 복잡하게 영향을 끼치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불확실한 성격을 가지고 있죠. 그럼에도 오늘 보여드린 것처럼 깔끔한(?) 결과가 도출된 것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계산 시기를 2월에서 4월로 좁히면 유동인구와 3주 후의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8(상관관계 매우 높음)까지 치솟았습니다.

한 국책은행의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코로나19라는 요인이 시장의 다른 요인을 압도할 만큼 강력했다고 봐야 한다”며 코스피 등의 지표가 금융 시장 외부의 변수와 이렇게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사실 보기는 드문 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코로나19가 점차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현재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주식 시장은 코로나19 보다는 미국 금리나 해외 증시 등 국내외의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죠.

분명히 지난 5달은 전대미문의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얼어붙었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주식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였고, 대한민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렇기에 유동인구와 코스피의 상관관계는 추후의 ‘특수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눈여겨 볼만한 지점으로 보입니다.
[데이터루=MBN 민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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