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車콕 지침서`…쉐보레 3종 세트, 힘겨운 일상에 힘되는 `일탈`
입력 2020-06-12 09:25  | 수정 2020-06-12 09:32
[사진제공=쉐보레]

#서산으로 뉘엿뉘엿 해가 사라지자 하나둘 자동차들이 모여든다. 옹기종기 모여든 차 안에서는 탑승자들이 저마다 편한 자세를 취한다. 시트를 젖히거나, 시트를 뒤로 끝까지 밀거나, 신발을 벗고 대시보드에 다리를 올린다. 누가 어떤 자세를 하든 뭐라는 사람이 없다. 사생활을 지켜줘야 하는 자동차 안이기 때문이다.
덩달아 타고 온 쉐보레 트래버스 2·3열을 접는다. 거실에서 엎드려 TV를 보는 것처럼 차 안에 엎드린다. 누워서도, 기대서도 볼 수 있다. 얇은 무릎담요까지 덮으니 거실 부럽지 않다.
깜깜해진 밤하늘에 별처럼 빛나던 라이트가 하나둘 꺼지자 대형 스크린에 불이 켜진다. 잠시 누워 여유를 즐기다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음량을 조절한 뒤 엎드린다.
영화가 시작되자 리치베이스(Richbass) 서브우퍼와 10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프리미엄 시스템에서 풍성한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대형 영화관보다 화질이 좋지 않고, 스크린과 거리가 멀어 아쉬웠던 '보는 맛'을 '듣는 맛'이 위로해준다.
쉐보레 콜로라도에 탄 사람들은 밤바람을 즐기기 위해 뚜껑이 없는 적재함으로 올라선다. 오픈카 부럽지 않다는 표정들이다.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쉐보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평범한 일상을 파괴했다.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기는 영화와 콘서트 등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했던 일상 대신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콕·집콕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
쉐보레는 힘겨워진 일상에 작은 힘을 주는 작은 일탈(일상탈출)을 선물했다.
지난 4일 쉐보레가 제공해주는 '차콕' 라이프를 즐기기 위해 자동차 극장으로 향했다. 차콕 라이프를 선물해줄 차량은 트레일블레이저, 트래버스, 콜로라도 '쉐보레 3종 세트'다.
자동차 극장으로 향할 때는 트레일블레이저를 탔다. 중형세단 말리부를 통해 힘과 연비를 입증한 1.35ℓ 가솔린 E-Turbo 엔진, 9단 변속기, 4륜구동을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 복합연비는 11.6km/ℓ다.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과 스포츠로 단순하게 구성됐다. 기어 스틱 앞에 있는 '레이싱 깃발' 아이콘을 누르면 스포츠 모드로 바뀐다. 'AWD' 버튼으로는 2륜과 4륜을 선택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동급 차종보다 무겁다. 역동적인 성능을 발휘하겠다는 신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음이 존재감을 알려준다. 저·중속 성능은 무난하다. 노면 소음과 진동이 전달되지만 불편하지는 않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바로 속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반박자 쉰 뒤 반응한다. 그러나 이내 탄력이 붙자 준수한 주행 실력을 발휘한다. 1.35ℓ 엔진이지만 2.0ℓ 자연흡기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과 토크 성능을 갖췄다. 곡선 구간도 안정적으로 돌파한다.
첨단 사양도 만족스럽다. USB 케이블 없이도 무선으로 스마트폰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추후에는 안드로이드 오토도 이용할 수 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어쿠스틱 윈드 쉴드 글래스, 스카이 풀 파노라마 선루프,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 게이트 등 경쟁모델에 없는 첨단 사양을 적용했다.
트래버스 [사진제공=쉐보레]
자동차 극장에 도착해서는 트래버스로 옮겼다. 이왕이면 공간이 넓은 프리미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와 비슷한 감성을 맛보기 위해서다.
트래버스는 대물 차가 주도하는 미국에서 태어난 대형 SUV답게 웅장하다. 전장은 5200mm에 달한다. 전고는 1785mm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073mm다.
3열 레그룸은 850mm다. 모든 탑승자에게 편안한 좌석을 제공한다. 2·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어른 두명과 아이 한명이 함께 누워도 될 정도로 널은 공간이 생긴다. 안방처럼 엎드리거나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다. 3~4인용 텐트보다 더 넓어 '차박'도 가능하다.
여기에 차량 곳곳에 자리잡은 10개의 스피커가 서라운드 시스템 부럽지 않는 풍성하고 세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과장을 섞어서 말하면 콘서트홀 부럽지 않다.
트래버스에는 220V 인버터도 있다. 집에서 쓰던 가전제품을 차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운전석 옆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시스템이 있는 것은 물론 3열에도 USB 충전포트를 구비했다. 모든 좌석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충전할 수 있다.
힘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3.6ℓ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Hydra-Matic) 9단자동변속기를 채택한 효과다.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36.8kg.m이다. 바리바리 짐을 넣고, 모든 좌석에 사람을 태워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수입차이지만 애프터서비스로 골머리를 앓을 일이 없다. 국산차처럼 전국 420여개 쉐보레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콜로라도 [사진제공=쉐보레]
거실처럼 트래버스에서 엎드려 영화를 보다가 콜로라도로 이동했다. 픽업이라 뚜껑이 없는 적재함이 있어서다. 잠시 영화는 뒷전. 적재함에 올라타 주전부리를 먹으며 밤하늘을 쳐다보는 호사를 즐긴다.
스크린 빛과 가로등 때문에 별은 보이지 않지만 눈을 감으면 '별밤지기'가 된 기분이 든다. 적재함은 길고 넓어 성인 2~3명이 뒤척이며 노닥거리거나 잠을 자도 될 수준이다. 자전거, 바이크, 서핑보드 등을 실을 때도 좌우 폭 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실을 수 있다.
적재함은 미끄러짐을 방지해주는 스프레이온 베드 라이너(Spray-on Bedliner)로 코팅됐다. 손상 걱정을 덜어주고 부식도 예방해준다.
테일게이트를 부드럽게 열어주는 이지 리프트 및 로워 테일게이트, 적재 및 하차를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코너 스텝, 어두운 곳에서 적재함을 비춰주는 카고 램프 등 100년 넘게 정통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쉐보레의 노하우가 곳곳에 배여 있다.
적재함뿐 아니라 실내도 넉넉하다. 전장은 5415mm다. 휠베이스는 3258mm에 달해 2열 실내공간도 여유롭다.
2열 시트 아래에는 공구를 수납할 수 있는 적재함이 있다. 뒤쪽 유리는 개폐가 가능한 리어 슬라이딩 윈도(Rear Sliding Window) 시스템을 적용했다.
영화를 본 뒤 서울로 돌아올 때는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3.6ℓ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312마력, 최대토크는 38kg.m다.
시동을 걸면 스티어링휠과 가속페달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운전 힘들겠네"라는 생각이 몰려온다. 초반에 움직일 때도 어깨가 힘이 잔뜩 들어간 것처럼 묵직하다. 그러나 극장을 빠져나와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우렁찬 V6 엔진음과 함께 2톤이 넘는 덩치가 가뿐하게 움직인다.
휠 하우스와 바퀴 사이에 주먹이 두 개는 너끈히 들어가는 픽업트럭이지만 승차감은 괜찮은 수준이다. 전고가 높지만 급커브 구간에서도 안정적이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에서도 2륜 대신 4륜을 사용하기 위해 손을 움직일 필요가 없다. 노면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구동 방식을 변환하는 AUTO 모드를 동급에서 유일하게 채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주차할 때는 난감하다. 크고 길어서 아래층으로 돌아서 내려갈 때는 벽이나 다른 차에 부딪치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경우에 따라 전·후진을 반복해야 한다.
후방카메라가 도움을 주지만 360도로 주변 상황을 보여주는 어라운드뷰가 아쉽다. 어라운드뷰는 애프터마켓에서 100만원 정도에 장착할 수 있다.
어라운드뷰 장착 비용은 아낀 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 콜로라도는 국내에서는 화물차로 분류돼 개별소비세를 면제받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따질 필요가 없다. 또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하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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