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시` 배틀 벌인 靑-진중권…`빈 꽃밭`으로 반박하자 `빈 똥밭`으로 응수
입력 2020-06-11 15:48  | 수정 2020-06-13 16:38

문재인 대통령의 '필사'인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시(詩)'로 맞붙었다. 문 대통령의 6·10항쟁 추념사를 비난한 진 전 교수에 대해 윤영찬, 하승창 전 청와대 수석 등이 반박한데 이어 현직 청와대 비서관까지 가세해 양측이 연일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11일 신동호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를 겨냥한 듯한 '빈 꽃밭-기형도의 빈집을 그리며'란 시를 올렸다. 그는 시에서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급기야 자기 마음 속 꽃을 꺾어버리고 말았다"고 썼다. 이어 "꽃을 피워야할 당신이 꽃을 꺾고 나는 운다, 헛된 공부여 잘 가거라"고 덧붙였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인 진 전 교수가 연일 여권을 비판하는 글과 말을 쏟아낸데 따른 반박으로 풀이된다. 특히 진 전 교수는 전날 국민의당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의 6·10항쟁 기념식 추념사를 겨냥해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즉각 '답시'로 맞받았다.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빈 똥밭-신동호의 빈꽃밭을 기리며'란 시에서 "어느날 아이가 똥을 치우자 일군의 파리들이 아우성을 쳤다. 아이는 더 많은 똥을 치웠고 급기야 그들 마음 속의 똥을 치워버리고 말았다. 똥을 잃은 그가 운다"고 썼다. 또 "출세 하나를 위해 기와집으로 기어들어 간 예술혼이여 맘껏 슬퍼해라. 같이 쌀줄 알았던 아이가 똥을 치우니 그가 운다, 몸쓸 공부는 잘가라며"라며 신 전 비서관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을 겨냥했다.
진 전 교수는 잇달아 글을 올려 "전직 참모 셋에 현직까지 나서서 '타부'의 존재를 상기시키려는 것"이라며 "이 나라엔 절대 건드려선 안되는 존엄이 있다는 경고랄까. 그런다고 달이 태양보다 밝아지나요"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가 심하게 비판했어도 추석날 나한테 선물을 보내줬다"며 "그게 정권의 격조이고 그게 대통령의 품격"이라고 비판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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