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주빈 첫 재판, "영상 봐야 하는데…" 증거방식 고민 빠진 법원
입력 2020-06-11 15:39  | 수정 2020-06-18 16:07

'박사방' 사건 주범 조주빈(24)의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증거 조사 방식을 찾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11일 열린 조씨 등 일당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씨는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한 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의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확인된 피해자 25명 가운데 8명은 아동·청소년이다.
재판부는 특히 영상 증거 조사 방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불법 촬영물을 혐의 판단 증거로 사용하려면 재생해서 청취·시청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해야 하는데 2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변호인이 법정이 아닌 판사실 등에서 조사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사할 때 구속 피고인에 교도관, 검사 등도 있어야 하는데 저희 방에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고민을 잘 짚어는 주셨으나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결국 법정에서 조사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라며 "당사자 외에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맞지만, 피고인도 퇴정한 상태에서 하는 것은 법리를 검토해보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능하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이 법정에서 조사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나, 피해자 변호인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해 드리기 어려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소사실에 대해 조주빈의 변호인은 강제추행·강요·아동청소년보호법상 강간 등 일부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16)군의 변호인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되, 불법 영상물을 배포한 것이 조주빈이 먼저 배포한 이후이고 영리 목적도 크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공범 강모(24)씨 측도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분담한 역할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디지털뉴스국 new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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