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0대 기업 해외매출, 국내매출보다 많아…코로나19로 매출 경고등
입력 2020-06-11 14:52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9개사의 해외매출은 710조8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1325조8000억원의 53.6%였다. 상위 10개 기업의 해외매출은 443조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1.3%였고 상위 5개 기업의 경우 367조3000억원, 70.6%에 달했다.기업 규모가 클수록 해외매출 비중이 높았던 셈이다.
업종별 해외매출 비중은 전기전자(79.3%), 미디어(64.3%), 자동차 및 부품(63.5%), 무역·판매(58.2%)가 높았다. 지역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42.3%), 미주(30.7%), 유럽(18.8%) 순이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 국내기업의 해외매출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다.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2019년과 2014년을 비교 가능한 57개사를 분석한 결과 해외매출은 5년간 69조7000억원 증가한 반면 국내매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던 것이다.

특히 내수산업으로 여겨졌던 소비재업종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소비재기업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2014년 4조8000억원에 그쳤던 해외매출을 2019년 15조2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해외매출 비중은 23.6%에서 42.7%로 19.1%포인트 급증했다. 기계업종(44.8%) 다음으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기계업종은 국내매출이 66조3000억원에서 22조8000원으로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22%포인트 높아졌다. 한경연 관계자는 "기계업종의 큰 축인 두산중공업이 무너지면서 국내매출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유럽 등에서 장기화되면서 국내기업의 매출은 더욱 암울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평균 94.7을 기록했던 수출BSI(기업경기실사지수, 한경연 조사)는 올해 1분기 평균 84.7로 떨어졌고 2분기인 4·5월 평균은 69.9로 끝모를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월별 수출액 또한 4월(-24.3%)과 5월(-23.7%)에 전년동기대비 급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매출액 감소를 넘어 생산·유통 관련 현지 네트워크 등 수출기반 훼손까지 우려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을 이겨내기 위해선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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