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비상회의서…돌연 집값 경고한 홍남기
입력 2020-06-11 11:38 
비상경제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제공 =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로나19 비상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집값 상승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각종 투자계획 등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집값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정부경고에도 집값상승세가 다시 확산될 경우, 추가적인 대출규제를 비롯한 규제지역 추가지정 등 부동산종합대책이 또 한번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홍 부총리는 11일 오전 '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말미에 이날 안건과 별개로 부동산시장 동향에 대해 평가하고 시장을 향한 경고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서울 등 주택가격은 작년 12·16대책 이후 전반적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고 특히 최근 실물경기 위축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전망이 있으나, 저금리 기조, 풍부한 유동성 등에 기반한 주택가격의 재상승 우려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서울,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비규제 지역의 가격상승세도 지속 포착되어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 점검중"이라고 밝혔다.
비상경제본부 회의는 코로나19쇼크와 관련해 일자리·산업·금융 대책 등 거시경제 대책을 주로 논의해 발표하는 자리다. 이런 자리에서 집값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자체가 이례적이다.
제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제공 = 기획재정부]
특히 홍 부총리는 "민생과 직결되는 부동산 시장안정에 대한 정부의지는 어느 때보다 일관되고 확고하다"며 부동산가격 상승이 나타날 경우 추가 대책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추가금리를 인하한 후, 수도권 등 일부 시장에서 집값 반등 움직임이 시작되자 적극적인 '구두개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가 '비규제 지역'이라고 일부 시장에 한정해 언급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반등조짐이 슬슬 일고 있다.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3878건(6월10일 기준)으로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거래량이 늘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일부 지역서는 추격매수까지 등장했다.
제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제공 = 기획재정부]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를 기록해 2주 연속 올랐다. 9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 위주로 오름세가 이어졌고 강남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상승 전환했다.
이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비상경제회의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정부는 가용 가능한 다양한 수단이 있다"며 "규제지역 지정을 추가로 할 수도 있고 대출규제를 강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세제나 이런 부분의 제도상 미비점이 있으면 그걸 보완하거나 강화할 수도 있다"며 "추가 대책 여부나 시기, 구체적 내용은 시장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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