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 "실망했다"…北 "제 집안 정돈부터 하라"
입력 2020-06-11 09:46  | 수정 2020-06-18 10:07

남북 간 연락 채널을 단절한 북한에 미국이 "실망했다"고 하자 북한 외무성은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하라"고 맞섰다.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외무성 국장 명의로 담화문을 냈다는 점에서 다소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여진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 권리가 없다"고 답했다.
권 국장은 대선을 앞두고 흑인 시민 사망에 대한 항의 시위 등으로 혼란스러운 미국을 비판하며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북한)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 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권 국장은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며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각) 북한의 남북 연락 채널 단절과 관련해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남북 간 긴장이 미북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입장을 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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