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박종철 고문현장서 눈시울 붉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0일)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맞아 찾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박종철 열사의 영정 앞에는 무명손수건에 싸인 안개꽃과 카네이션, 장미가 놓였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헌화한 이 꽃은 다른 행사에서 대통령 내외가 헌화한 꽃보다 소박해 보였습니다.

청와대는 꽃을 감싼 무명손수건은 박 열사와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평범한 국민에게 바치는 헌사의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은 꽃다발에 거대한 민주주의 물결을 이룬 평범한 국민의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항쟁 당시 최루탄 속에서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들었던 손수건의 기억을 되살린 것"이라며 "역사를 전진시킨 평범한 국민을 상징하는 무명천으로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여사는 헌화와 묵념 후 침울한 표정으로 물고문이 자행됐던 욕조를 지켜봤습니다.

동행한 지선 스님으로부터 이곳에서 고초를 겪었던 당시의 설명을 듣자 천장을 보며 한숨을 쉬는가 하면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