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프라이팬 학대' 이웃주민 "집에서 고함 종종 들렸는데…너무 미안해"
입력 2020-06-10 17:57  | 수정 2020-06-17 18:05

"집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종종 들렸어요"

오늘(10일) 경남 창녕군 한 빌라 인근에서 만난 주민은 최근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계부, 친모 아동학대가 발생한 집을 가리키며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이 주민은 "처음에는 평범한 훈육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화내는 소리가 매우 컸던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고함은 최근에 서너번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집이 4층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 고함이 밖에서 다 들릴 만큼 매우 컸었습니다.


해당 빌라는 2년 전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마을 중심부에서 수백m 떨어진 다소 외진 곳에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2시간 넘게 현장에 있었지만, 주민이 이동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가혹한 학대가 있었던 집에도 현재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입주 세대가 많지 않고 학대 가정이 이곳으로 이사한 지 5개월 정도에 불과해 이 집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같은 빌라에 거주하는 60대 한 주민은 "이웃에 그런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몰랐고 한편으로 피해 아동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학대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의 분노는 컸습니다.

피해 아동 집에서 500여m 떨어진 마을 면사무소 주변에서 만난 주민 82살 윤모 씨는 "가혹한 학대 사실을 듣고 치를 떨었다"며 "부모라고 할 수 있느냐"며 화를 냈습니다.


마을에서 만난 상인 38실 김모 씨는 "힘없는 아이가 프라이팬으로 학대당했다고 생각하니 불쌍하고 너무너무 화가 난다"며 울분을 금치 못했습니다.

계부와 친모에 학대당한 A 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쯤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한 주민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습니다.

얼굴 전체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신체 여러 곳이 심하게 다친 장면은 A 양 집에서 1㎞ 정도 떨어진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계부와 친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경남도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A 양 친동생 3명을 부모로부터 분리할 것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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