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농촌·식량·청년실업 문제 솔루션 `애그테크` 뜬다"
입력 2020-06-10 15:14  | 수정 2020-06-10 16:39

"농촌·식량·청년실업 세 마리 토끼 잡는 솔루션 '애그테크(AgTech)'로 4차 산업혁명의 파고 넘자."
매일경제TV는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8회 개국기념 포럼을 개최, '바운스백 코리아' 해법으로 애그테크를 핵심으로 한 '아그로(Agro) AI' 어젠다를 제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1차 산업인 농업(Agricultural)과 4차 산업혁명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애그테크(AgTech)를 주목했다.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전 농림부 차관)는 주제 발표를 통해 "다가 올 식량위기를 극복하고 청년·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애그테크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세계 농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변화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한국 농업의 문제는 '소농(小農)'이 아니라 '디지털 강소농 솔루션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등은 애그테크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세계 농업은 4차 산업혁명의 기회를 농업 도약의 디딤돌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 교수는 "향후 농업은 코로나19 이후의 단절적 변화(Big Change)와 대담한 도전(Big Challenge) 등 새로운 성장 방정식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하나가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빅 블러의 사례로 '식물성 고기(Plant based meat)'를 만든 임파서블(Impossible Foods) 창업자 패트릭 브라운(Patrick Brown) 교수(스탠퍼드대 바이오화학과)를 소개했다.
식물성 고기는 맛과 질감, 육즙, 외관, 요리 속성, 저장 수명, 가공, 생산비용, 영양분 등을 새롭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소고기로 시작해 앞으로 돼지, 닭, 생선 등으로 확장,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식량 생산에서 동물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식물성 고기는 과거 채식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고든 램지 조차도 그의 레스토랑 메뉴로 추가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민 교수는 애그테크 기술로 네덜란드 스타트업 테크네이처(TechNature) 사례도 소개했다.
이 회사는 장미 꽃들의 '피고 지는 시기'를 동일하게 맞춰 값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장미의 꽃머리 각도와 크기, 원숙도, 색깔, 줄기곡률, 줄기의 길이와 두께 등 8가지 항목을 카메라로 자동분석해 꽃이 지는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장미 꽃 가격은 기존대비 10~20% 더 비싼데도 인기다.
민 교수는 "인공지능은 농사를 자동화할 뿐 아니라 상향 표준화, 작물상태 인지와 대처능력 우위, 기후변화 대응에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곡물 자급률이 23%에 불과한 한국 농업은 0.5차 만큼의 변화를 통해 기존 산업간 융복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용수 매일경제TV 대표와 민승규 교수와의 질의응답 내용.
▶Q 장용수 매일경제TV 대표
"첨단 농업 즉 스마트팜이나 유리온실이 좋긴한데 비용이 많이 들어 소농이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하려면."
▶A 민승규 교수
"첨단 유리온실은 경제성이 관건이다. 소농이 주류인 우리나라에선 선진농업국가들과는 달리 '저가형 간이 스마트팜'부터 시작해 투자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Q 장용수 대표
"디지털 강소농을 위해서는 전후방산업의 인재 없이는 불가능 할 것 같다. 또 인재가 있다고 해도 작은 시장에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 같은데."
▶A 민승규 교수
"중요한 지적이다. 농업의 4차 산업화를 위해서는 농업과 IT를 결합한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관련 시장이 좁다 보니 인재가 영입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네덜란드 농업이 발전한 이유는 모든 생태계가 균형있게 발전했기 때문. 농업의 전후방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스마트팜, AI, 로봇 등 농업플랜트 국내 시장은 좁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농업기술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Q 장용수 대표
"농업 관련 시스템 정비와 사회적 합의, 더 나아가 소농을 위한 배려도 필요할 것 같은데."
▶A 민승규 교수
"크게 4개 분야 즉 ▲연구(기술의 방향, 선제적 파악, 비교우위 도출) ▲표준화(호환 가능한 표준화와 기관별 내부 장벽 혁파) ▲민간 참여(민간주체와 협업적 개발, 다양한 분야의 기술접목) ▲법·제도(축적된 기술 재산권 보호와 정보공개 법적 제도 정비) 마련을 해야 한다. 아울러 소규모 농가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과 교육 등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Q 장용수 대표
"한국 농업이 점프하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A 민승규 교수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농업 AI 대회에 세계가 모이고 있다. 아시아판 농업 AI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면 농업 기술 개발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