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AIST, 사생활 침해 염려 없는 코로나19 확산방지시스템 개발
입력 2020-06-10 13:31 
한동수 KAIST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폰 블랙박스 기반 코로나19 확산방지 시스템 `PreSPI`. [사진 제공 = KAIST]

사생활 침해에 대한 염려 없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기존 방식은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었지만, 이같은 문제를 극복한 시스템이 등장한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스마트폰 신호를 주기적으로 수집하고 기록하는 스마트폰 블랙박스 기반의 코로나19 확산방지시스템 'PreSPI(Prevention System for Pandemic Disease Infection)'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3T 시스템'은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 접근을 통해 확진자 동선을 공개해 사생활 노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KAIST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이같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신속한 역학조사와 격리자 관리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다.
PreSPI의 가장 큰 강점은 사생활 보호 기능이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내장 기능 중 GPS, 무선랜, 블루투스, 기압계, 관성 센서 등의 신호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수집된 신호를 2주가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하고 저장된 기록은 일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했다.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할 때도 문자로 표현되는 장소 정보가 아닌 신호 정보를 공개해 확진자의 사생활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또 PreSPI는 크게 일반인을 위한 '바이러스 노출 자가진단 시스템'과 감염병 관리기관을 위한 '확진자 역학조사 시스템', '격리자 관리 시스템' 등 3개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바이러스 노출 자가진단 시스템은 확진자의 동선과 개인의 스마트폰 블랙박스에 기록된 동선의 중첩 여부를 체크하는 기능이다. 현재는 개인이 직접 문자를 통해 확진자 동선을 보고 판단해야 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단히 바이러스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확진자 역학조사 시스템은 확진자의 스마트폰 블랙박스에 기록된 신호를 지도상에 표시해 역학 조사관이 이동 동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격리자 관리 시스템은 전송받은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격리자의 격리공간 이탈 여부를 확인한다. GPS 신호에 무선랜 신호를 더해 실내에서도 확진자 격리공간 이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더 정확하게 격리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PreSPI의 개발을 주도한 한동수 KAIST 교수는 이 시스템에 지난 10여년간 개발해 온 실내·외 통합 위치 인식시스템 KAILOS(KAIST Locating System)의 기능을 적용했다. 이 기능으로 실내지도와 신호지도가 준비된 건물에서는 건물 내부에서도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다.
한 교수는 "현재 약 30여 종의 스마트폰이 사용되고 있는데 스마트폰마다 탑재된 센서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을 다양한 스마트폰에 이식하고 테스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작업을 마치는 대로 곧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PreSPI를 활용하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고하는 의료진 등 방역 분야 종사자들의 수고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또 사생활 침해 논란 없이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가 가능해져 K-방역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세계 각국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