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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길어지는 침묵, 시즌 첫 타율 꼴찌 ‘0.208’
입력 2020-06-10 11:44  | 수정 2020-06-13 08:16
박병호는 9일 현재 타율 0.208로 59위에 올라있다. 그의 뒤에는 아무도 없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잠잠한 박병호(34·키움)가 결국 타율 꼴찌가 됐다. 이 흐름이면 단일 시즌 최다 삼진 기록마저 갈아치우게 된다.
박병호는 9일 KBO리그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2사 1루에서 원태인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초반 2득점의 발판이었다. 원태인은 이후에도 3타자 연속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박병호의 안타는 터지지 않았다. 공을 배트에 맞혀도 범타가 되기 일쑤였다. 7회에는 김윤수의 151km 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했다.
하루 사이에 박병호의 타율은 0.216에서 0.208로 하락했다. 타율 순위도 59위다. 뒤에는 아무도 없다. 0.208였던 마차도는 9일 사직 한화전에서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치며 타율을 0.219로 끌어올렸다.
어린이날에 시즌을 개막한 뒤 박병호가 타율 부문 최하위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그만큼 상대 투수에게 박병호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타자다.
5월 30일 고척 kt전 이후 9경기에서 4안타에 그쳤다. 해당 기간 타율은 0.138였다. 박병호보다 타격감이 안 좋은 키움 타자는 이지영(0.091), 김규민(0.059), 이택근(0.000) 등 3명이다.
장타력마저 잃었다. 장타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이환을 상대로 친 2점 홈런이 유일했다. 박병호의 시즌 장타율은 0.387까지 떨어졌다. 영웅 군단에 가세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손혁 감독과 키움은 박병호를 믿고 기다린다. 장기 레이스에서 누구나 사이클이 있기 마련인 만큼 일시적인 슬럼프로 여기고 있다. 시간이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건 부정적이다. 시즌 연속 경기 멀티히트가 없으며, 3안타 이상 경기도 5월 8일 고척 한화전이 마지막이었다.
개막 둘째 주부터 박병호의 타율은 2할 초중반이었다. 5월 12일 고척 삼성전 이후 박병호의 타율이 가장 높았던 건 0.234(5월 29일 고척 kt전)였다.
찬스에 강한 4번타자도 아니었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은 0.197로 2할도 안 됐다. 타점 생산 속도도 더디다. 5월 24일 사직 롯데전 이후 14경기에서 6타점에 그쳤다. 0타점이 10경기나 됐다.
삼진도 많다. 42개로 리그 전체 1위다. 거포는 삼진이 많기 마련이다. 박병호도 홈런을 각각 52개와 53개를 터뜨린 2014년(142개)과 2015년(161개)에 삼진이 가장 많은 타자였다. 잘 치면서 삼진이 많은 게 아니다. 박병호의 시즌 홈런은 6개다.
이 페이스면, 단일 시즌 최다 삼진의 불명예를 기록할 수 있다. 역대 시즌 최다 삼진 기록은 2000년 퀸란의 173개다. 경기당 평균 1.30개다. 당시 퀸란은 타율 0.236에 머물렀으나 37홈런 91타점을 올렸다. 박병호의 시즌 경기당 평균 삼진은 1.35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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