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남영동 대공분실 찾은 文대통령…`경제와 일상의 민주주의` 강조
입력 2020-06-10 11:42  | 수정 2020-06-17 12:07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며 경제 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을 향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뤄낸 한국 민주주의의 의미를 돼시기며 한국 민주주의가 경제·일상의 민주화로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군사정권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해낸 6·10항쟁에 대해 "온 국민이 함께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를 광장에 심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나눔과 상생의 민주주의"라며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만큼 국민 모두의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주의"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의 민주주의를 보여줬다. 우리가 만든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만들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장소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에서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현실에 대해 "마술같은 위대한 기적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항상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두 날개로 날아오른다"며 "소수여도 존중받아야 하고, 소외된 곳을 끊임없이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웃이 함께 잘 살아야 내 가게도 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절차적 민주화에 가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경제 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민주주의야말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훈·포장이 수여돼 관심을 모았다. 정부가 6·10 항쟁 기념식에서 훈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호국과 함께 민주화를 국가적 보훈대상으로 확대·포함하려는 문재인정부의 의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념식에서는 전태일·박종철·이한열 열사의 부모인 고(故) 이소선 여사, 고 박정기 씨, 배은심 여사 등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12명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고 조영래 변호사 △고 조비오 신부 △고 성유보 동아투위 위원 등의 영전에도 훈장을 수여했다.
그는 이번에 훈·포장을 받은 민주화 유공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반(反)유신 투쟁 학생지도부로, 인권변호사로서 자신과 함께 민주화운동의 뜨거운 연대기를 함께 써내려갔던 '동지'들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담은 감회를 밝힌 셈이다.
현직 대통령이 6·10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 2007년 20주년때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했고 문 대통령은 2017년 30주년 이후 3년만에 다시 6·10항쟁 기념식장을 직접 찾았다.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참석자 수를 70여 명으로 줄여 간소하게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민주화운동 단체 대표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유족 △4부 요인 △주요 정당 대표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현직 경찰청장은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임성현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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