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확진자 나와도 "계속 일하라"…쿠팡 직원 일가족 감염에 靑 국민청원
입력 2020-06-10 11:14 
쿠팡 직원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청원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4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도 근무 지시를 받아 일가족이 모두 코로나에 감염되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쿠팡의 코로나 확진자 은폐로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쿠팡 신선센터에서 일하는 40대 주부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출근을 하니 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했다"며 "관리자가 몇 명의 이름을 불러 검사를 받게 하고 나머지는 그냥 계속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3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도 정상 출근해 일을 하다가 3일 후인 26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인 27일 A씨의 딸과 남편도 함께 확진됐다.
A씨는 "남편은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큰병원에 이송됐다"며 "저와 제 딸이 모두 입원해있는 바람에 남편이 떠나는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쿠팡 신선센터 근로자 모두 방한복과 안전화를 돌려 사용한다"며 "제가 근무하는동안 소독, 방역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A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속엔 검은색 방한복 여러벌이 쿠팡 신선센터 문 옆에 마구잡이로 쌓여 있었다.
A씨는 "죄책감에 잠도 잘 수 없고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쿠팡측은 확진자와 그의 가족에게 분명한 사과와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A씨가 올린 국민청원은 10일 오전 10시 기준 24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쿠팡 물류센터의 작업 모자나 작업장에서 신는 신발 등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0일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139명이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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