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비규제 효과에 방사광가속기 유치까지…청주 주택시장 들썩
입력 2020-06-10 11:13  | 수정 2020-06-17 11:37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사진= 충청북도]

청주 주택시장이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최근 지리적 여건과 발전 가능성으로 방사광가속기 유치 후 미래 과학 도시의 위상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대전, 세종 등 주변지역에 비해 뜨뜻미지근했던 아파트 가격이 비규제 효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빠져 '완판(완전 판매)'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청주 아파트가격은 지난해 10월 상승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청주 오창 방사광가속기 유치발표 후 오창 지역부터 아파트값이 급상승하더니, 이 여파가 인근지역인 율량동과 사천동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복대, 가경동 일대 아파트 매매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6월 첫째 주 청주시 청원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1.00%로 지난주 0.89%에 이어 2주 연속 전국 시군구 중 1위를 차지했다. 청주시 전체 상승률은 0.61%를 나타냈다.
실제 오창 H 아파트 32층(전용 84.9㎡)의 경우 지난달 말 약 4억8000만원(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 참고)에 손바뀜됐다. 방사광 가속기 입지가 정해지기 전인 지난 4월 말 같은 주택형(38층)이 3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1억6000만원이나 뛴 셈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집중된 수도권보다 규제가 느슨한 충청권, 특히 대전이나 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청주 주택시장에 외지 투자자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청주 아파트를 매입한 외지인 거래건수는 463건(한국감정원 월별 매입자거주지별 통계 참고)으로 지난해 8월(295건)보다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아파트 매입 건수 중 외지인 비중도 14%에서 22%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청주 내 외지인 매입 비율은 40.3%(1096건)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한동안 30%대를 유지하다 지난 4월 40.3%로 재상승했다.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청주는 2016년 10월 정부의 미분양관리지역 선정제도 도입 후 한 번도 '관리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지역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500세대 이상 미분양, 월 미분양 가구 감소율이 10% 미만, 3개월간 미분양 50% 증가 시 선정된다.
청주 시내 미분양 물량은 2017년 7월에는 3501세대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작년 7월 1829세대로 감소하더니 12월 503세대로 급감했다. 올해 1월 225세대, 2월 162세대, 3월 152세대로 감소해 4월에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69세대로 내려앉았다. 5월 말 현재 미분양은 31세대다.
◆ 방사광 가속기 유치 등 호재가 상승세 견인
청주 동남 파라곤 모형도 [사진= 조성신 기자]
청주 주택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한 건 수도권 규제·전매제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와 '갈 곳 잃은' 시중 자금 몰린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방사광 가속기 입지 선정의 영향이 크다고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만든 빛으로 미세물질 구조를 관찰하는 첨단 장비로, 바이오·반도체·신약 개발 등 첨단산업에 반드시 필요하다.
방사광가속기 부지로 청주가 결정된 배경에는 편리한 교통 여건과 맞물려 추진 중인 역세권개발이 있다. 관련 부처는 이공계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청주가 적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충북도는 방사광가속기로 인해 9조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와 함께 13만7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이 확정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충북도는 오송읍 일원 약 675만m² 규모에 제3생명과학단지를 추진키로 하고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송에는 국내 최초의 생명과학단지가 이미 조성돼 있고, 식약처를 비롯 6대 국책기관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이미 정부기관, 연구소, 기업들이 옮겨오거나 신설되면서 청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심지로 입지를 굳혔고 K뷰티(화장품 한류) 산업의 거점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권에도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 탑동 '탑동힐데스하임'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3억1000만~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들어 3억3090만원으로 매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청원구 율랑동 '율랑 금호어울림 센트로' 전용 59㎡ 분양권도 이달 2억5283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연초(2억330만원) 대비 약 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분양시장도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되고 있다. 작년 12월 분양한 '청주 가경 아이파크 4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청주 분양시장 역대 최고인 평균 8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전국을 휩쓸던 지난 3월 공급된 '탑동 힐데스하임' 역시 평균 2.4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다만, 청주시 주택시장의 이상 열기와 관련해 실수요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는 "수도권 부동산 규제로 인한 풍선 효과, 외지인의 투자수요 집중, 미분양 감소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 등이 청주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올해 청주지역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6000여 세대 달하는 만큼, 실수요 중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청주에서 내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나 신축 아파트로 옮기려던 실거주자들에게 단기간 집값 폭등은 악재로는 지적도 있다.
한 청주지역 주택업계 관계자는 "청주 시민들은 집값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왔기 때문에 집을 섣불리 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급등하는 걸 보고 뒤늦게 매수한 시민들도 있지만 갑자기 너무 올라 결국 매입을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북선 철도고속화,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 조성, 청주전시관 건립,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등 잇단 호재가 추진(예정)되는 만큼 신규 청주 분양시장은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동양건설산업은 오는 1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일원에 '청주 동남 파라곤'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동남지구 B5 블록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6개동 562세대(전용 ▲77㎡ 187세대 ▲84㎡ 375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동남지구는 개발 완료 시 총 16개 단지, 총 1만4152세대를 흡수한다. 근린공원 및 원봉공원 등 숲세권 거주여건에 청주 지역의 핵심 교통체계인 3개 순환로가 모두 근접해 있는 유일한 택지지구다.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둥 없는 광폭거실과 실내 개방감을 높인 입면분할창 설치, 최적의 공기 순환을 위해 2면 개방형 맞통풍 구조를 적용했다. 주방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효율적인 동선과 함께 아일랜드 식탁을 적용해 접이식 선반을 놓은 별도의 다용도실과 실외기도 선반형으로 설치해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케팅분양사 컬리넌홀딩스 김태환 이사는 "공급 막바지에 돌입한 동남지구는 청주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분양 초기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만, 최근 여러 개발호재와 비규제 풍선효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청주 동남 파라곤'의 경우 3~4년 전 수준인 3.3㎡당 평균 896만원에 분양가를 책정, 주변 입주 아파트 시세를 감안할 때 계약 즉시 100만~200만원의 가격 상승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동남지구 최고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 오는 2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3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30일, 정당계약은 7월 13~15일 모델하우스(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352-17)에서 체결한다. 청주와 충북 지역 거주자이면서 청약통장 6개월 이상 가입자는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청약을 넣을 수 있고, 추첨제를 통해 입주자 60%를 선정해 당첨확률도 높다.
동양건설산업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통해 ▲주변 교통과 환경·교육·편의 등 입지를 소개하는 3D투어 ▲단지 모형과 위치도 ▲세대별 유닛 모습 및 설명 등 다양한 사업장 정보를 제공한다. 실물 모델하우스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며, 예약은 이날부터 분양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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