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창녕 초등생 학대' 계부, 9살 딸에 "손가락 지지고 나가라"
입력 2020-06-10 08:21  | 수정 2020-06-17 09:05

최근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여아 학대 사건과 관련해 주변 이웃들과 교육 당국은 학대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초등생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계부는 학대 사실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어제(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9살 A 양이 계부 35살 B· 27살 친모 C 씨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동안 학교와 이웃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 양은 작년까지 거제에 살다 올해 1월 가족들과 함께 창녕으로 이사 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4월 16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수업에 100% 출석했으나 대면 수업이 아니어서 학교 쪽은 학생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담임 선생이 학습 꾸러미를 전달하러 A 양 집을 세 차례 방문했으나 A 양의 친모는 그때마다 '집에 생후 100일이 갓 지난 아기가 있어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며 집 앞에 두고 가라고 요구해 A 양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주변 이웃들도 평소 A 양이 외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학대가 발생했다고 언론에 보도됐으나 거제에 거주할 당시에는 학대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당시 A 양이 다니던 학교 측에서는 A 양이 밝은 모습으로 생활했으며 학대 의심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교 쪽은 A 양이 체육활동도 잘한 학생으로 파악했다"며 "줄넘기를 잘해서 대회에 나가 고학년과 겨뤘을 정도였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도교육청은 이번 학대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감시 시스템이나 학생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없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재 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한편 SBS는 A 양의 계부가 학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계부는 방송 인터뷰에서 "(아이가)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하길래 나갈 거면 너 지문이 있으니 달궈진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져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문이 있으면 조회 등을 통해 다시 집에 돌아올 수 있으니 아예 지문을 없애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친모는 조현병을 앓고 있다며 경찰에 조사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친모는 거제의 한 신경정신과에서 3년 전부터 치료를 받아 왔으며 최근 1년간은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양 동생 3명은 학대 흔적 없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A 양은 계부, 친모 등과 분리된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퇴원 후에는 보호 시설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A 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쯤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한 주민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A 양은 눈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신체 여러 곳이 심하게 다치거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계부와 친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 중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