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외여행·사내복지기금 상납 등 법인카드 '출혈 마케팅' 제동
입력 2020-06-10 08:05  | 수정 2020-06-17 09:05

법인카드 고객사 직원의 해외여행비를 대주거나 사내복지기금을 상납하는 등 신용카드사의 출혈 마케팅에 제동이 걸립니다.

이들에게 돌아가는 과도한 혜택이 전반적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상 요인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입니다.

오늘(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 중입니다.

개정안은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주는 경제적 이익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쉽게 말해 카드사들이 법인카드 고객을 유치하고자 과하게 퍼주는 행위를 막겠다는 것입니다.

카드사들은 고객이 카드를 결제할 때 일정 비율의 가맹점 수수료로 떼 수익을 벌어들입니다.

이때 거액 결제가 일어나는 법인카드 회원사를 유치하고자 고객사에 사내복지기금을 상납하거나 직원들의 해외여행 경비를 대신 대기도 합니다. 일정 비율을 캐시백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있고, 때로는 고객사의 전산시스템 유지·보수 비용을 내기도 합니다.

법인카드 고객사에 퍼준 이런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다른 일반 가맹점에서 고르게 펴서 받습니다.

결국 소상공인 등 일반가맹점이 법인카드 회원사 등에 대한 카드사의 출혈 마케팅 비용을 갹출해주는 셈입니다.

이런 과도한 마케팅을 차단하면 카드사들이 일반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내릴 여력이 생깁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정안에서 기금 출연, 캐시백 지급, 연수·행사 지원, 전산시스템 유지·보수 등 카드사가 법인카드 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경제적 이익'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경제적 이익이 연간 신용카드 이용액의 0.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법인회원 모집 및 카드발급 비용, 법인회원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을 합산한 총비용이 연회비나 수수료 등 법인회원으로부터 벌어들인 총수익을 초과하는 것도 안됩니다.

경제적 이익 제공 자체를 막진 않았지만 제공할 수 있는 비용의 범위를 제약함으로써 출혈마케팅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은 이르면 내달께 확정될 예정입니다. 6개월 경과 규정을 감안하면 시행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도한 경제적 이익 제공을 금지하면 전반적인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카드사의 과당 경쟁 관행도 개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