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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00% 아닌데…” 그래도 자신감 넘치는 홍상삼
입력 2020-06-10 05:30 
홍상삼은 9일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KIA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KIA 입단 후 첫 홀드도 기록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70~80% 정도 공만 던졌다.”
KIA 이적 후 첫 홀드를 기록한 홍상삼(30)은 온몸이 떨렸다. 머릿속은 새하얗다.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 그렇지만 자신감만은 넘쳤다.
KIA는 9일 kt를 3-2로 꺾고 3연패를 벗어났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으며 김선빈은 5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의 활약도 컸다. 6회말에 등판한 그는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폭투 무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을 괴롭혔던 kt 타선을 꽁꽁 얼렸다. kt의 추격 흐름이 끊겼다.
6회말에 박경수의 2루타와 폭투로 2사 3루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141km 슬라이더로 대타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말에는 공 10개로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상당히 깔끔한 투구였다.
2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뒤 가장 인상적인 투구였다. 의미 있는 홀드도 기록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홍상삼의 쾌투를 반겼다. 향후 활용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렇게 지난해 말 두산에서 방출됐던 홍상삼은 KIA에서 다시 일어섰다.
공황장애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나날도 있었다. 이젠 정신적으로 성숙했다. 홍상삼은 (개막 엔트리에 제외돼 2군에 있었으나) 조급하지 않고 준비만 잘하면 된다고 믿었다. 특별히 뭔가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건 없다”라고 말했다.

쾌투의 원동력도 ‘운으로 치부하는 듯했다. 홍상삼은 솔직히 내가 어떻게 공을 던지고 마쳤는지 모르겠다. 너무 떨리고 긴장된 상태에서 공을 던졌다. 특히나 3-1의 타이트한 상황이어서 더욱 긴장됐다”며 kt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스윙했다. (스트라이크존과) 어느 정도 비슷하면 배트를 휘두르더라. 다행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있다. 스스로 컨트롤이 좋은 투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대한 빠르게 타격을 유도해 아웃이든 안타든 결과를 만들어가려고 했다. 이날은 잘 통하던 슬라이더를 활용한 게 주효했다.
홍상삼은 4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하고 있다. 4⅓이닝 동안 탈삼진이 8개나 된다. 9이닝당 탈삼진은 16.62개로 팀 내 1위다.
그렇지만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도 않았다. 홍상삼은 내 자세로 공을 던진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던지는 중이다. (140km대 중반의) 구속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지금은 70~80% 정도 공을 던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보직은 따로 없다. 임기영과 선발투수 경쟁에서 밀린 뒤 필승조에 속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전혀 아쉽지 않다. 선발투수로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1군에서 내 공을 던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뒀다. 4경기밖에 안 했으나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
2008년 프로에 입문한 홍상삼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경기를 뛸 때마다 긴장감이 감돈다. 좀 더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노력은 한다. 그래야 더 잘할 수 있기에.
홍상삼은 등판할 때마다 긴장을 많이 하는데 이를 덜어내면 좋아질 것 같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계속 경기를 뛰면 자연스럽게 ‘가벼운 긴장감만 느낄 것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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