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추가조치는…대남공세 수위 높이는 이유?
입력 2020-06-09 19:31  | 수정 2020-06-09 19:59
【 앵커멘트 】
어제 한 차례 연락을 끊었다 재개되면서 탐색전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는데, 허를 찔렀다 이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24시간도 안 돼 군 통신선까지 차단하면서 추가 조치 가능성까지 시사했는데요.
앞으로 남북관계 어떻게 될지 정치부 신동규 기자와 자세히 얘기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신 기자,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 조치는 뭐가 있을까요?

【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언급한 내용이 있습니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거론했는데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완전히 철거한다면 경제분야 협력의 희망을 없애버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남북 간에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거론했습니다.


이번 정부의 남북 관계 성과를 모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됩니다.

탈북민 단체가 6·25 70주년에 추가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우리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남북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그런데 사실 대북 전단 살포가 한 두 번 있었던 일은 아니잖아요? 왜 하필이면 지금 이렇게 강경한 반응을 하는 것일까요?


【 기자 】
북한은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공식화했습니다.

그 동안 대북전단의 내용이 적나라하게 보고 되지 않았다가 김 부부장이 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을 거란 분석이 있는데요.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고영환 /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대북전단 등) 김정은 비난하는 것을 보고하기가 그렇잖아요. 김여정은 아무래도 편할 테니 그런 것들을 보고하고 김정은이 화를 벌컥 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고요."

내부적으로는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유엔 대북제재 조치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대북제재로 올해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에다 코로나19로 중국 국경도 폐쇄돼 대중국 수입이 90%이상 급락한 상황인데요.

야심 차게 추진한 원산갈마지구도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이 막히면서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내부의 불만을 우리 정부로 돌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질문 3 】
올해 말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 대해서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 기자 】
아시다시피 미국은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시위 대응으로 사실상 북한 문제에 관심을 쏟을 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게다가 차기 대통령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한이 워싱턴에 메시지를 던졌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 정부의 대북 협력은 언제든 원할 때 가능한 것으로 보고 한반도의 주도권을 본인들이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한국에 대해서는 초조감을 자극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기 싸움에서 우리가 밀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 봐라, 남북한 관계도 마음만 먹으면 끊지 않느냐. 이런 제스처를 취하는 거죠."


【 질문 4 】
실제로 이번에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 비난의 전면에 나서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발 물러서 있어요.
우리 정부의 대응에 따라서 상태가 완화되거나, 오히려 결정적 순간 김 위원장이 남북 협력으로 국면을 전환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김여정 부부장이 백두혈통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김 부부장의 결정을 김 위원장이 뒤집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북한 내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대남정책은 김여정 부부장이 전담하고 경제 문제나 북미 관계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담하는 역할분담 체제가 될 텐데요.

또 김여정 부부장이 과거 대남 총괄보다 급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복잡하게 얽혀있는 남북관계, 여기에 북한이 추가 조치를 예고한만큼 앞으로의 상황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신동규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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