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바이오 "유전체분석 및 NK·줄기세포로 암·퇴행성 질환 정복할 것"
입력 2020-06-09 17:19  | 수정 2020-06-09 19:30
강다윗 한바이오 회장. [사진 = 한경우 기자]

"건강한 시절 자연살해(NK)세포를 저장해두면 질병이 발생했을 때 다시 주입하면 젊은 시절의 면역력으로 암 등을 극복할 수 있다. 인위적인 영향력을 가하지 않은 자기 세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안전성도 높다."
국내 최초로 NK세포치료제를 상용화에 나섰던 기업의 연구진과 함께 작년 1월 한바이오를 설립한 강다윗 회장은 회사의 강점으로 세포배양 노하우와 유전체 분석 결과의 정확도를 꼽았다.
한바이오가 혈액 60cc로 2주만에 20억개의 NK세포를, 자가지방 50cc로 4주만에 15억개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각각 배양해낼 수 있는 배경은 연구진이 세포 배양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해주는 데 있다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세포 배양 방법과 관련한 특허도 출원할 계획이다.
배양한 세포는 30~40년동안 보관되다가 서비스 이용자에게 암이 발병하면 NK세포를, 퇴행성질환이 생기면 줄기세포를 각각 사용하도록 하자는 게 한바이오의 구상이다. 현재는 세포 보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NK세포를 활용한 암 치료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강 회장은 "사람의 몸 속에서는 하루에도 수천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NK세포의 활동을 비롯한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사멸시키고 있다"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NK세포의 수가 줄게 돼 암이 발병하면 젊은 시절 저장해뒀던 NK세포를 주입해 암과 싸우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GC녹십자랩셀, 엔케이맥스, 차바이오텍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내에서도 NK세포를 활용한 항암제 개발 시도가 활발하다. GC녹십자랩셀의 MG4101은 간암과 재발성·불응성 림프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차바이오텍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CBT101의 국내 임상 1상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바이오의 세포 배양 설비들. 첨생법 시행에 맞춰 경기 군포시에 대규모 설비를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 = 한경우 기자]
특히 오는 8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 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의 시행으로 치료 목적으로 NK세포와 줄기세포를 활용하려는 한바이오도 수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세포처리시설, 인체세포 등 관리업 등에 대한 규정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바이오는 경기 군포시에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GMP)급 세포 배양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바이오는 NK세포 보관이 꼭 필요한 사람을 구분할 유전체 분석 서비스도 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최근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체 분석 결과 유방암이 발병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생겼다는 걸 발견하고 예방을 위해 유방을 절제하면서 유명해졌다. 과거에는 한 사람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데 수십억원의 비용이 필요했지만, 최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등의 기술이 개발되면서 20만원 수준으로까지 비용이 하락했다.
강다윗 회장이 한바이오가 주문제작해 유전체 분석 서비스에 활용하는 유전체 분석 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강 회장은 회사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의 강점으로 질병 예측의 정확도를 내세웠다. 그는 "암을 발병시킬 수 있는 유전자의 표본을 확보한 뒤 이용자의 유전자를 분석해야 정확하게 암 발병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전체 빅데이터를 확보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으며, 표준이 될 유전체 정보를 미리 넣어둔 유전체 분석 칩을 주문 제작해 서비스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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