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증시 가즈아!` 기업 상장 신청 몰려…니콜라 `대박` 이어 브이룸도 상장
입력 2020-06-09 16:51  | 수정 2020-06-11 18:08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해 이른바 '만스닥'(나스닥 1만 포인트) 시대를 내다보면서 기업들의 나스닥 기업공개(IPO)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올해 들어 가장 바쁜 IPO주간이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뉴욕 증시 상장 타이밍을 재고 있는 기업들이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전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때가 'IPO적기'라고 판단한 결과다.
8일(현지시간) 투자은행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이번 주 뉴욕 증시 IPO를 통해 자금 모금에 나서는 업체는 총 8곳이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까지 합치면 총 9곳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증권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둔 이들 업체는 이번 주 IPO로 총 20억 달러 자금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IPO는 '증시 상장 첫 걸음'으로 통한다. IPO는 기업이 절차와 방법에 따라 자신의 재무 상황을 공개하고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기 위해(공모) 기준 가격을 산정(공모가 산정)한 후 증시 상장 일정에 따라 주식을 거래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 중 눈에 띄는 업체는 두 곳으로, 금액 상 가장 IPO규모가 큰 것은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건축 자재 업체 아젝(Azek)이다. 아젝은 이날 NYSE에 IPO계획을 제출하면서 IPO를 통해 6억2500만 달러를 공모해 시가 총액 총 28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거래 코드를 'AZEK'신청했다. NYSE에서 공개 거래될 아젝 주식은 총 3125만 주로 목표 공모가는 1주당 19~21달러다. 아젝은 미국과 캐나다,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거·상업용 건축자재와 용품을 파는 회사다.

다른 하나는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IPO를 신청한 온라인 중고차거래업체 브이룸(Vroom)이다. 9일 나스닥에 거래코드 'VRM'로 상장하는 브이룸은 IPO를 통해 3억5600만 달러를 공모해 시총 23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브이룸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앞서 2017년 NYSE에 상장한 카바나(Carvana·CVNA) 경쟁업체다.
지난 5일 브이룸은 목표 공모가를 1주당 15~17달러로 산정했던 것을 18~20달러로 올린다는 내용의 수정 IPO계획을 나스닥에 제출했다. 애초에 공모하기로 한 주식 수(총 2156만2500주)는 그대로이지만 목표 공모액은 총3억6660만 달러에서 4억313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브이룸은 연간 판매 수입이 13억 달러이며, 최근 미국 내 중고차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타고 규모를 키워왔다.
이밖에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손잡은 벤처캐피털 GV를 투자자로 둔 보험회사 레모네이드(Lemonade)도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통해 최대 1억 달러를 공모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목표 공모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레모네이드는 거래코드 'LMND'로 NYSE에 상장할 계획이다. 레모네이드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회사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보험 스타트업체다.
최근 미국이 전방위로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상장 제재 압박에 나섰음에도 IPO를 하는 중국 기업도 눈에 띈다. 유클라우드링크(uCloudlink)는 나스닥에 거래코드 UCL로 상장을 신청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모바일 데이터 거래 플랫폼이다.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암진단 관련 업체 버닝록비이오테크(Burning Rock Biotech)는 지난 5일 나스닥에 거래 코드 를 BNR로 신청했다.
최근 뉴욕 증시는 나스닥을 중심으로 기술 부문 스타트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지난 2018년 11월 1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Nikola·거래코드 NKLA)는 지난 4일 나스닥 상장 첫 거래에서 1주당 33.75달러에 거래를 마친 후 8일에 73.27달러까지 치솟으며 103.70% 폭등해 전세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판 마켓컬리' 격인 신선식품 판매 플랫폼·배달업체로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다다넥서스도 징둥닷컴과 월마트 투자를 받은 후 지난 5일 나스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해 주목받고 있다.
니콜라가 103.70%폭등한 8일 나스닥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66포인트(1.13%)오른 9,924.75에 거래를 마쳐 전고점(2월 19일 9817.18)을 돌파했다. 전고점 돌파는 코로나19사태 이후 뉴욕 증시 3대 대표 주가지수 중 나스닥이 처음이다.
올해 초부터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불거진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등 각 국 중앙은행이 돈풀기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현재 뉴욕 증시 등 글로벌 증시는 V자 반등을 연상케 하는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으로 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은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나, 지난 해의 절반도 안되는 운항 재개 계획을 발표한 미국 항공사 주가도 대폭 올라 시장 관심을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다만 일부 기업의 경우 이렇다할 성과보다는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 기대감이 과도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때문에 글로벌 증시 '2차 하락'에 베팅하는 헤지 펀드들도 적지 않다. 지난 4일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다이먼 아시아 캐피털의 대니 용 최고투자책임자는"올해 말 전세계 주식시장은 새로운 저점을 보게될 것"이라면서 "얼마 전부터 한국 원화와 호주 달러화 등 리스크에 민감한 해외 통화나 주가 지수에 연계된 풋 옵션(put option)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풋 옵션을 사는 이유에 대해 그는 "3월 이후 지금의 주식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대량 실직 사태와 그 여파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이 실물 경제 펀더멘털에서 너무 오랫동안 벗어나 있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풋 옵션이란 통화나 주가 지수 같은 기초 자산을 미래의 특정한 시점에 미리 정해 둔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앞으로 특정 시점에 해당 기초 자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풋 옵션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
또 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른바 '연준 풋'(Fed put)아 한계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연준의 비전통적인 경기 부양정책이 끝없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이제는 트럼프 풋(Trump Put) 차례이지만 민주당이 제동을 걸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풋이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시장을 떠받치려는 목적으로 각종 수단을 동원해 돈을 푸는 통화·금융정책을 가리키는 최근 시장 용어다. 이와 달리 트럼프 풋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같은 경기 부양 목적으로 돈을 푸는 재정정책을 가리키는 말이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헤지 펀드 고객사들은 범유럽 증시 대표 주가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선물에서 약 400억 달러(우리 돈 약 48조 3280억원) 규모의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상승을 점치며 사려는 매수세보다 하락에 대비해 팔려는 매도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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