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상화 2년 만에…북한, 군 통신·함정 핫라인도 '불통'…
입력 2020-06-09 12:28  | 수정 2020-06-16 13:05

북한이 오늘(9일) 오전 남북 간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9시께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전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양측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전화에도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남북 군사 당국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등 두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해왔습니다.


특히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측이 북측에 보내는 대북 전화통지문을 발송하는 통로로 이용됩니다.

2018년 군 통신선과 함정간 핫라인 복구 이후 정기적인 전화에 북측이 응답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날의 경우 한때 불통이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기 통화와 달리 군 통신선과 함정간 통신은 정상적으로 가동됐지만, 북측이 이날부터 남북 간 연락선을 모두 '폐기'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됩니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판문점 선언과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의 산물로, 2018년 7월(서해지구), 8월(동해지구) 순차적으로 완전 복구됐습니다.

동해지구의 경우 2010년 11월 산불로 완전히 소실된 이후 8년여만, 서해지구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함께 단절된 이후 2년여만이었습니다.

그러나 북측이 예고한 대로 군 통신선 단절로 남북한군의 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군 통신선은 우발적 무력 충돌 상황에서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전달하는 연락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비무장지대(DMZ) 내 산불 발생 등 위급한 상황에서의 연락 창구로도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연락수단의 상실은 남북한군의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작은 충돌이 큰 충돌로 번질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올해 5월 북한군 GP 총격 발생 당시에도 사건 2시간 만에 군 통신선으로 상황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북전통문을 보냈습니다.

국방부는 전통문을 통해 상황의 심각함을 우려한다며 GP 총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북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일각에서는 군 당국 간 합의 사항인 군사합의 파기 거론에 이어 군 통신선 단절 등에 대해 주무 부처인 국방부가 '통일부 입장'으로 모든 입장을 갈음하는 데 대해 지나친 저자세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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