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원점서 재검토"
입력 2020-06-09 11:03  | 수정 2020-06-09 11:05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 [사진 = 매경DB]

HDC현대산업개발이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채권단이 이달말까지 인수의지를 밝혀혀야 계약연장이 가능하다고 압박한데 따라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최종계약일을 연장해서라도 향후 인수조건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이같이 인수조건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국산업은행이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계약종결일(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고 답한 것이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상황이 급변한 것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 향후 인수조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HDC측은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이전에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이 추가 차입돼 부채가 무려 4조5000억원으로 증가됐다는 점, 부채비율도 올해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고, 자본총계도 올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해 재무제표의 신뢰성도 의심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측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태에 대한 지적도 드러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21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으며, 같은 달 24일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했다는것이다. 아시아나항공측이 HDC컨소시엄의 명시적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추가자금 차입 및 부실계열사 자금지원을 결정하고 관련 정관변경과 임시 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조치를 밟는 것도 문제라고 질타했다.
HDC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되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한다"며 "계약 체결일 이후 4조5000억원 이상 부채가 증대되어 가는 상황에서,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지속적인 영업실적 하락, 유동성 부족, 차입금 증대, 자본 잠식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요청했다.
HDC현산 측은 "계약종결일이 연장되는 경우에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 확약 불이행 등에 따른 책임이 면제 또는 감면되는 것은 아니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관련 권리가 변경되거나 제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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