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 있지만 원점에서 재검토"
입력 2020-06-09 10:57 
[사진 제공 =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은 없지만, 인수상황을 재점검하고 인수조건을 재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9일 입장 자료를 통해 "계약 당사자간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산업은행이 지난달 2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입장을 밝혀달라며 보낸 공문과 관련해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가 필요하다"면서 "계약상 최종기한일(Long Stop Date) 연장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 및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미래혁신준비단을 만들어 이달 기준 23명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후 계약 종료 과정이 미진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달 27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내용증명을 HDC현대산업개발에 발송했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에 대한 답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현지 로펌 자문을 받아 현재 러시아를 제외한 중국 등 모든 국가에서 승인을 받았다"면서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금융기관 대출 등으로 인수자금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다만 "계약을 체결할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부정적 영향이 초래되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인수조건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으며, 부채비율 역시 1만6126% 급증했다. 자본총계 또한 지난해 반기 말과 비교해 올해 1분기 말 1조772억원 줄어 자본잠식이 심각해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사전동의 없이 지난 4월 21일 이사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계열사에 대해서도 총 1400억원 지원을 통보했다"고도 지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두 달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정확한 현 재무상태와 전망, 계약 전후 재무상태 차이 이유, 추가자금 차입 규모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등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은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향후에도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채권단 측에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재협의를 위한 계약상 최종기한일 연장에는 공감했다. 단,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 확약 불이행 등에 따른 책임이 면제 또는 감면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한 "계약 체결일 이후 4조5000억원 이상 부채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계약 당시 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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