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버핏, 나이 먹어서 감 잃었다"…美투자가 피셔 아흔살 버핏에 독설
입력 2020-06-09 10:45  | 수정 2020-06-16 11:07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전략가인 켄 피셔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게 "나이가 들어 (투자에 대한) 감을 잃었다"며 일침을 날렸다. 버핏 회장은 1930년 8월생으로 현재 만 89세, 우리 나이로 아흔살이다.
피셔는 지난주 인도 경제방송인 CNBC-TV18 인터뷰에 출연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이가 들어 신중해지고 있는 다른 투자자들처럼 버핏 회장도 그렇게 됐다"며 버핏이 직업적으로 봤을 때 '비교적 비활성화된(relatively inactive phase)' 구간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가 틀릴 수 있다"면서도 "그들은 그저 그렇게 '비활성화'된다. 내 생각에 그 일이 버핏 회장에게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 아버지를 비롯한 위대한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감을 잃는다는 것(lose their edge)이 현실"이라면서 "버핏이 그의 감을 잃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그의 또래들 중 위기를 만났을 때 정적(static)으로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고 답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창립자인 켄 피셔는 버핏 회장이 정신적 투자스승으로 모셨던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 피셔의 아들이다. 필립 피셔가 쓴 책을 읽고 감동받은 버핏 회장이 그를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미국 CNBC는 "버핏 회장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면서 "코로나19사태가 전세계를 뒤흔든 올해 들어선 아무런 주요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버핏 회장이 소유한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 상반기 별다른 투자에 뛰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적 손해가 심각하다고 알려진 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전량 매도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경제 정상화 움직임과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메리칸항공의 주가가 4일(현지시간) 하루에만 40% 넘게 폭등하자 일각에서는 '버핏의 시대가 저문 것이 아니냐'는 술렁거림이 나오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고용동향 발표에서 버핏 회장을 콕 찝어 "때로는 버핏 같은 사람도 실수를 한다"고 지적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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