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이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은 피했지만 반도체 위기는 진행형
입력 2020-06-09 09:41  | 수정 2020-06-16 10:0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구속을 피했지만 삼성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체들 앞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한일 갈등, 중국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맹렬한 추격 등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패권을 잃지 않으려는 미국과 반도체 굴기를 노리는 중국의 격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두 강대국이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등 문턱을 높이는 조치를 취하면 한국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단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합계는 1분기 보다 약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의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3분기 이후에도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
반도체 불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선제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메모리 분야에서는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인텔과 퀄컴 같은 선진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전망이 좋지 않고 기대한 만큼 영업이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음에도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약 8조원을 투입해 국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고 SK하이닉스도 시장 변화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기술 혁신과 첨단 설비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한국 등 반도체 강국이 국가 자존심을 걸고 대결하는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 정부도 힘을 보태야 세계 반도체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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