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멕시코서도 경찰폭력 항의 시위…"경찰력 남용 정당화될 수 없다"
입력 2020-06-09 08:44  | 수정 2020-06-16 09:05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현지시간으로 오늘(8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거센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밀레니오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0여 명의 시위대가 멕시코시티 도심을 행진하며 경찰의 과도한 폭력을 규탄했습니다.

이날 시위는 초반부터 상점 약탈과 반달리즘을 동반했습니다.

현지 언론의 생중계 화면엔 복면을 한 일부 시위대가 은행이나 상점 등의 유리를 깨부수고 상점에서 물건을 약탈하는 모습도 잡혔습니다.


스프레이 페인트로 문화재나 건물 외벽에 낙서하거나, 취재 중인 기자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시위지만 복면을 쓰고 약탈 등에 참여한 사람들엔 남녀가 모두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날 시위대를 거리로 불러모은 것은 지난 5일 발생한 경찰의 시위자 폭행입니다.

당시 멕시코시티와 과달라하라 등에서 지난달 경찰 체포 직후 사망한 조바니 로페스 사건에 분노한 시위가 펼쳐졌는데, 멕시코시티에서 경찰 여러 명이 시위에 참가한 16살 소녀를 거칠게 발길질하는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됐습니다.

멜라니로 알려진 이 시위자는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연루된 경찰들은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경찰력 남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인권위원회와 함께 시위 진압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도 만연한 경찰 폭력에 대한 시위대의 분노를 가라앉히진 못했습니다.

경찰 폭력이 시위대의 분노를 부르고, 약탈과 반달리즘을 일삼는 이들이 시위를 폭력적으로 변질시키면서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도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날 시위에선 멜라니 사건을 의식한 듯 경찰이 초반 과격한 진압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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