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온라인 실험' 마친 전주국제·무주산골영화제…성과와 한계는?
입력 2020-06-09 08:06  | 수정 2020-06-16 09:05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와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의 '온라인 실험'이 끝났습니다.

'방구석 1열'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었다는 호평과 관객과 호흡이 부족한 '반쪽짜리' 영화제라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6일까지 열흘 동안 전주 일원에서 이어진 영화제를 마치면서 '7천건'이 넘는 온라인 상영작 결제를 소기의 성과로 오늘(9일) 평가했습니다.

영화제 개막 첫날인 지난달 28일 900여건 결제를 시작으로 평일 400∼500건을 유지하다가 폐막일인 지난 6일에는 1천500여건이 결제됐습니다.


올해 영화제는 '무관객'으로 치러져 일반 관객은 국내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에서 출품작을 관람해야 했습니다.

전주 영화의 거리 일원에서 축제가 열린 예년처럼 상영작마다 관객 동원 수가 집계되지 않아 상영작 결제 수를 흥행의 척도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위는 영화제를 치르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객의 반응을 살폈으며, 반응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수강 신청 전쟁'을 방불케 했던 예매 경쟁이 없었던 점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영화제 주요 기대작이 예매 시작 몇 분 만에 매진돼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또 관람을 원하는 작품을 편한 시간대에 웨이브에서 결제해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편안한 장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염려 없이 즐길 수 있었던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영화·연극의 3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관객'의 부재는 아쉬웠습니다.

영화제 조직위는 '전주 대담', '전주 톡톡', '영특한 클래스' 등 대담 프로그램을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해 영화감독과 관객의 온라인 만남을 주선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전진수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열린 '최초 온라인 영화제'라는 데 먼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영화제 개최·폐막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번지지 않았다는 것도 소기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관객이 빠진 영화제여서 아쉽기는 하지만 관객이 영화제 대부분의 출품작을 오프라인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는 장기 상영회 일정을 이른 시일 내에 잡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일에 일정을 모두 마친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무주산골영화제도 네이버TV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한 '온라인 방송'에 집중했습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초희 감독의 음악극 '쇼쇼쇼! 또순이랑 우주랑'과 일부 무성 영화만 온라인으로 송출됐습니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청정 무주에서 영화를 보며 '초여름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던 산골영화제의 매력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이 밖에 음악공연과 토크 콘서트 등 프로그램도 관객 없이 진행됐습니다.

한편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실시간 댓글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돼 온라인 영화제의 단점을 일부 보완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산골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영화제 출품작을 오프라인으로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입니다.

무주산골영화제 관계자는 "산골영화제는 당초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온·오프라인 분산 개최하기로 방향을 정했다"며 "지난 4일부터 나흘 동안 온라인 방송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영화제를 오프라인으로 전환해 상영작들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일정을 곧 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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