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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재밌어요!” 거인의 또 다른 클로저 최준용 [MK퓨처스]
입력 2020-06-09 06:00 
최준용은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 듬직한 마무리투수가 ‘2명이나 있다. 김원중(27)이 1군 뒷문을 지키는 사이 최준용(19)은 2군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고졸 신인 투수가 개막 한 달 만에 마무리투수로 낙점받은 건 꽤 인상적이다.
최준용은 롯데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다. 롯데는 경남고를 졸업한 그를 1차 지명으로 영입했다. 계약금만 2억5000만 원이다.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롯데는 아직 최준용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았다.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하지만 호출될 날은 머지않았다. 2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준용은 8일 현재 퓨처스리그 10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다. 10이닝 동안 탈삼진이 14개다. 피안타율은 0.121에 불과하다.
롯데 2군 투수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이다. 최준용은 차분했다. 그는 ‘MK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수의 리드대로 공을 강하게 던졌을 뿐이다. 지금까지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게 믿기지 않는다”며 하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건 아니어서 들뜨면 안 된다. 1이닝씩만 던졌다. 구원투수는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역할도 커졌다. 5일 퓨처스리그 마산 NC전에선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다. 5-3의 9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게 그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야수 실책과 안타로 1사 1, 2루에 몰렸으나 박시원(19)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김범준(20)을 공 2개로 범타 처리했다. 프로 데뷔 공식 첫 세이브였다.
8회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던 최준용은 6월부터 9회에 출격한다. 그는 이제 (퓨처스팀의) 고정 마무리투수가 된 거 같다. 앞으로 9회에 등판할 거다”라고 말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클로저는 ‘특별한 투수만 해낼 수 있다. 강심장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최준용은 자격을 갖추고 있다. 프로 1년차지만 경험도 있다.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스스로 가장 애착이 가는 보직이기도 하다. 또한, 올해 개인 공식 최고 구속은 151km였다.
최준용은 어떤 보직이든 다 좋다. 그래도 구원투수가 더 좋다. 1~2점 차의 긴박한 상황에서 투구한다는 게 스릴이 있다. 경남고 2학년 시절부터 위기를 한, 두 번씩 막으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긴장보다는 재미가 있다”라며 웃었다.
눈에 띄는 건 탈삼진이다. 5월 21일 함평 KIA전 이후 삼진 아웃이 크게 늘었다. 최근 4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2개 중 10개가 탈삼진이었다.
최준용은 비록 2군이지만 그래도 같은 경기다. 상대하는 타자만 다를 뿐 상황은 같다. 지금까지는 비슷하다. 그래도 속구 하나로는 안 된다. 예전에는 속구 비율이 80%였는데 변화구 비율을 조금씩 높였다. 자연스럽게 탈삼진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던지는 변화구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이다. 특히 포크볼은 롯데 입단 후 추가한 ‘신무기다. 최준용은 결정구가 속구였는데 포크볼로 승부하기도 한다. 사실 포크볼은 아마추어 시절까지 한 번도 던진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경남고 출신인) 송승준 선배가 2군에 있을 때 구종을 묻더니 한 번 포크볼을 던지라며 많이 알려줬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KBO리그는 젊은 투수의 성장이 화두다. 동기인 소형준(19·kt) 허윤동(19·삼성) 이민호(19·LG) 등은 벌써 데뷔 첫 승을 올리며 발자취를 남겼다.
최준용은 함께 야구를 했던 친구들이 잘하고 있어 정말 고맙다. 우리가 (프로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 않은가”며 친구들도 ‘거기(2군)에서 뭐하냐며 ‘빨리 1군에 올라와 야구하자고 얘기한다. 나도 애들처럼 1군에서 잘할 수 있도록 (지금 2군에서)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전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어도 최준용을 향한 롯데 팬의 기대는 크다. 그는 지대한 관심에 정말 감사하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다”며 2군에서 꾸준하게 잘해야 1군에 올라갈 수 있지 않겠나. 믿음을 더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신인답지 않은 투구를 펼쳐 롯데에서 진짜 믿음직한 투수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라고 공언했다. rok1954@mea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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